지금은 기계들을 향한 분노가 필요한 시대




Rage Against The Machines의 "Sleep Now In the Fire" 뮤직비디오.

8년전 RATM의 이 뮤직비디오 촬영은 상당히 유명한 사건이였다. 지금의 정부비판 태도로 유명인사가 된 "까기의 달인" 마이클 무어 감독이 촬영을 감독한, 역시 "까는 밴드" RATM의 뮤직비디오는 월 스트리트의 뉴욬 증권거래소 앞에서 행해졌다. 건물 입구를 막고 라이브 공연을 하는 모습을 뮤직비디오로 촬영한 것이다. 몰려드는 군중들과 RATM의 연주가 뿜어내는 적대적 열기에 질린 뉴욬 증권 거래소는 건물 정문을 봉쇄하고 출입을 엄금했다. 이 공연은 무려 연방 정부로부터도 승인 받은 것이었음에도 뉴욬 시 당국은 이 공연과 촬영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감독 마이클 무어는 촬영 도중 구속되어 NYPD에게 끌려나갔다.

그럼에도 RATM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연주를 했고, NYPD도 그들을 둘러싸고 열광하는 군중들에게 질려 밴드에게 직접 손을 댈 수는 없었다. 이 모든 장면이, 무지하고, 무식하고, 물질주의적인 '미국인'들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찬 영상들과 함께 섞여 뮤직비디오를 장식한다.

마이클 무어 본인은 이 비디오 촬영을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We decided to shoot this video in the belly of the beast"
(우리는 야수의 뱃 속(뉴욬 증권거래소 - 미국 경제의 상징)에서 촬영하고 싶었다)


곡 자체는 미국 사회가 역사 속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의 깃발 뒤에서 저질렀던 해악들과 그에 눈을 감고 끌려다니기만 하는 미국국민들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차 있다. 인디언 원주민 학살, 흑인 노예제, 전쟁 중 미군의 잔학 행위, 에이전트 오렌지, 히로시마 원폭, 그리고 자본주의.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사회불안정을 선동하는 반사회 반정부 반가족 적인 과격 무정부주의자 좌익 선동주의자들" 로 찍혀 비난이란 비난은 있는대로 받았던 밴드 RATM. 그러나 그들은 깨어 있는 사고와 자유로운 정신으로, 당당히 나서 그들이 옳다고 믿는 바를 힘차게 주장하는 멋진 예술인들이였다.

이들은 2001년에 해산했었다.
2007년에 재결성.
하지만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는 "앞으로 새 앨범을 낼 생각은 없다. 그저 라이브 공연만을 해 나갈 것이다" 라고 밝혔다. 아마도, 어쩌면, 이들은 정부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08년에 새로이 선출된 대통령과 그 정책에 비난할 점이 있다면, 아마 이들은 새 앨범을 내어 그 대통령과 정책을 "깔" 것이다.

지금 한국의 상황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과 혼란-을 보면서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RATM같은 밴드가 자라날 수 없는걸까"


우리나라는 지금, 아닌 걸 아니라고 앞으로 나서서 표출할 수 있는, 그런 밴드가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백날 주절거리는 '네티즌'들 수십만보다, 청취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락 밴드가. 기계들을 향한 분노를, 잘못을 저지르는 자들을 향항 분노를 표출시킬. 정부를 당당히 규탄하고, 그 규탄이 유효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음악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슬픈 사실은, 그런 밴드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리고 이미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음악은 홍대의 어느 클럽 한구석에서 공허히 울려퍼지는 정도로 끝나버릴 것이란 것.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월광토끼 | 2008/05/05 11:29 | 음악 | 트랙백 | 덧글(10)

트랙백 주소 : http://kalnaf.egloos.com/tb/167365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마이니오 at 2008/05/05 11:55
뭐 노래건 영화건 드라마건 전부 사랑예기 뿐이니 ㄱ-
Commented by 오렌지군 at 2008/05/05 12:28
으음, 예에전에 크라잉넛이 약간 비슷했을까나...최근엔 전혀 보이지 않지만서도....뭐, 이 나라가 지나치게 체제에 순응적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묘구지 at 2008/05/05 12:37
우리나라는 그 뭐랄까...전반적인 음악계의 분위기가 상업적이거나 그저 사랑 얘기로 치우쳐져 있다거나...Thiking이란게 찾아보길 힘들죠-_-;
Commented by 포시티아 at 2008/05/05 15:34
한국은 예술을 하기에 좋은 나라가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애기동백 at 2008/05/05 16:31
...아쉽게도 대중들은 조금이라도 시니컬하고 비판적이다 싶으면 들은채도 하지않고, 그저 발정난 남녀 암수의 아찔한 하룻밤 얘기만 주저리 뱉어대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정말 슬픈 이야기네요...
Commented by 훔바바 at 2008/05/05 16:32
넥스트하고 크라잉넛, 서태지가 그나마 약간 해줬죠.

근데 이젠 아예 음반을 사가지 않는 나라가 되어버려서.......
Commented by at 2008/05/05 19:01
약간 다릅니다만 이 건에 관해선 http://sonnet.egloos.com/3588668 이것을.
Commented by 긁적 at 2008/05/05 19:32
그런거 만들면 안 팔리잖아요 -_-
Commented by megalo at 2008/05/05 21:31
이들이 재결합했을 때 너무 설레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다시금 체제 전복을 꿈꾸게해줄 음악을 연주해줬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앨범 꺼내 들어야겠네요.
Commented by 팻보이 at 2008/05/06 02:23
예전 공연 못 본 건 진짜 천추의 한.. 그래도 재결성했으니 한 번만 더 와주세요. ㅠㅠ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