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대영제국이 낳은 어느 개
코난도일의 유명 탐정 소설 "셜록홈즈"시리즈에서, 주인공 홈즈의 조수이자 단짝인 왓슨 박사는 퇴역 군의관이다. 그는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던 후유증으로 다리를 저는데, 그가 영국군에서 복무 당시 소속되 있었던 부대는 제 66 보병연대이며, 그가 부상을 입었던 전투는... 바로 매이완드 전투Battle of Maiwand다.
매이완드 전투.
영국의 제 2차 아프가니스탄 침공(1878-1880)은 중동에서 강화되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영국의 외교적 전술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이를 무력으로 해결하기 위해 발생한 전쟁이었다.
이 전쟁 중 영국이 점령한 칸다하르를 수복하기 위해 아이유브 칸Aiyub Khan이란 자가 1880년에 아프간군을 이끌고 진격한다. 영국은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죠지 버로우스George Burrows 준장의 2500여명의 군세를 칸다하르 서쪽으로 진군시키는데, 칸다하르를 공격하기 위해 진군하던 아프간 군대는 지휘 하의 기병 3천과 보병 8천의 대군으로, 38문의 야포까지 대동한 군세였다. 버로우스 장군 휘하 영국군을 가볍게 압도하는 군대였으나 영국군은 인근의 토착 부족들로부터의 원조를 믿고 있었으며, 아프간군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가 없었기에 그대로 진군한다. 그리고 7월 26일, 멀리서 아프간 군세를 포착한 영국군은 매이완드라는 코딱지만한 마을 인근에서 전투를 벌이기로 한다.
그리고 이 때는 이미 영국에게 지원을 약속했던 토착 부족들이 어느새 다 도망가 버리고 등을 돌린 후였다.
양군이 매이완드에서 마주친건 1880년 7월 27일.

전투는 당일 아침 양군의 포격 대결로 시작된다. 아프간 군대는 38문의 야포로 영국군의 진지에 맹포격을 퍼부었고, 영국군이 보유하고 있던 12문의 포들은 아직 제 위치에 자리잡지도 못한 상태에서 반격한다. 그러나 숫적으로도 압도적인데다 신식 중포들로 구성되 있던 아프간 군의 포대는 곧 영국군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교차되던 포격이 그치고, 아프간 보병대가 전선 전체에 걸쳐 진격을 개시하는데, 이에 곧 영국군 포들은 후퇴를 시작했으며, 포격에 만신창이가 된 영국군 보병들은 압도적 다수의 아프간군을 상대로 혈전을 벌여야 했다.
아프간군의 기병들은 영국군 방어선을 우회, 배후를 치고자 했고, 영국군은 이를 막아내지 못한다. 영국 측 기병대들은 별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큰 인명 피해를 입었으며 배후를 습격당한 영국군 전선 전체는 전면에서 밀려오는 아프간 군 보병들과 뒤엉켜 대혼란 속에 아수라장이 된다.

[전선붕괴와 전면패주가 시작되기 전 먼저 후퇴하는 영국군 포병대. 보병들은 이 포병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위치를 고수했다.]
자. 그럼 여기서.
영웅의 탄생.
제 66 버크셔 보병연대66th Birkshire Regiment of Foot가 이 혈전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 이 연대에게는 그 동안 마치 마스코트같이 취급되던 개 한마리가 있었다. 영국 버크셔 지방의 작은 마을 리딩Reading 출신의 피터 켈리Peter Kelly 병장이 자기 마을에서부터 데리고 온 잡종 똥개로, 그 이름은 바비Bobbie.
1874년부터, 제 66연대가 영국 본토의 브럭 병영에 주둔하던 때부터 마치 연대의 일부인 것 처럼 함께 생활했던 바비는 연대원들 모두의 사랑을 받는 똥개였다.
아무튼 앞서 말했든 매이완드 전투에서 영국군 전열은 곧 완전히 붕괴, 패주한다. 그 와중에도 아군의 퇴로를 확보하며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 제 66연대였다. 400여명에 달하던 연대병력 중 286명이 전사하고 32명이 부상을 입은, 거의 전멸이나 다름없는 피해를 입은 제 66연대. 영국군 전군이 후퇴하거나 전사한, 전투의 마지막 시점에서 이 66연대 최후의 군인들이 마지막으로 퇴로를 지켰는데, 이들; 장교 두 명과 사병 아홉 명, 총 열한 명은 탄약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아프간인들의 공격을 격퇴했으며, 총알이 바닥나자 착검 돌격으로 장렬히 산화했다.
이들 최후의 11인과 끝까지 함께 했던 것이, 바로 바비다.

[바로 그 장면을 묘사한 유명한 그림 한 장.]
똥개 바비는 전투 내내 총알과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최전선에서 앞장서 몰려오는 아프간인들을 향해 맹렬히 짖어대었으며, 전투 마지막 순간에는 그 열한 명의 용감한 이들과 함께 싸움에 참여. 목격자에 따르면 바비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프간인들의 다리와 목을 물었으며, 여럿을 쓰러뜨렸고 아프간군의 칼날을 용케 피하며 투쟁했다고 한다.

[바로 그 장면을 묘사한 또다른 그림 한 장.]
원래 전력에서 채 절반도 남지 않은 영국군이 그나마 66연대 최후의 11인의 결사 항전 덕분에 추격을 따돌리고 패주하는 동안 나머지 병사들은 그 11인의 병사들과 똥개 바비의 희생에 눈물을 흘렸다.
그런대 이게 왠걸.
한참을 슬프게 행군하던 이들의 후미에 열심히 달려오는, 피투성이/상처투성이 만신창이가 된 왠 똥개 한마리가 있는게 아니겠는가.
66연대의 생존자들은 기뻐 날뛰며 바비를 황급히 치료해주었다.
그래서.
영국에 돌아온 생존자들과 똥개 바비는 1880년 겨울, 오스본 저택 앞에서 빅토리아 여왕이 친히 수여하는 '아프가니스탄 무공 훈장'을 목에 건다.

[오스본 저택에서 빅토리아 여왕에게 훈장을 수여받는 바비의 사진.]
영웅이 된 어느 똥개의 이야기였다.
에필로그 -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비는 1881년 여름, 병력 보충이 된 제 66연대와 함께 영국 햄프셔 지방 고스포트 시에서 주둔하던 중, 거리에서 달려오던 마차에 치여 숨진다. 이에 분기탱천한 66연대원들은 당장 그 마부를 린치해 쳐죽일라고 했으나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어느 장교의 제지로 인해 이를 실행하지 못한 채, 어이없게 죽은 연대 마스코트 바비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래서...
바비는
내장은 국립묘지에 묻히고
겉은
박제되어
지금 이 순간에도, 영국 버크셔 지방 샐리스뷰리시에 위치한 연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모습 그대로 박제되어 전시되 있다.]
~_~
ps. 참고로 그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바비 열쇠고리'도 판매한다.













































덧글
저 콩만한 것이 그런 힘이 있긴했을까요;;; 가죽 각반만 돼도 쉽게 뚫지 못할텐데.
그리고 계속 읽으니...헐퀴!!
예전에 어느 박물관에서 윈스턴 처칠의 사자.. 박제를 봤었는데. 뭐.. 흔적을 남기는 방편으로는 박제도 나쁘지 않은 듯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