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낙진에 즐거이 오염되다. -FallOut3 리뷰-


난 분명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고 그게 저녁 8시였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계는 아직도 8시를 가리키고 있었어.

어라? 그런데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리네?

........

그야말로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그래서 12시간에 걸친 플레이로 심신을 상한 나는....

더 했다.

[주인공 10살 때 생일파티의 아버지. 그야말로 '자애롭고 정의롭고 아들을 사랑하는...리암니슨 ]

[처음으로 나온 세상. 여기는 어디? 워싱톤 콜럼비아 특별구역!]

[메가톤이라 불리는 허름한 마을에 있는 주점]

[푸확!!!! 나의 오함마를 받아라]

[FallOut 1,2에서 익숙하던 시스템의 구현]

[약탈자들이랑 교전 중. 참고로 약탈자들은 꼭 무슨 북두의 권에 나오는 깡패들같이 생겼음 -_-]

[크리티컬 힛이 잘 만 터지면 원하는 신체 파트 별로 산산조각 낼 수 있다.

[요게 라디오 방송국의 DJ. 중요 NPC인데 재수없어]

[황량한 워싱턴 DC의 전경]

[이게 내 캐릭터. 쿨게이같이 생기지 않았나여.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꽤 높은 자유도를 보여줌]



간단한 스토리 설명.

1)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핵전쟁. 우직쾅쾅.
2) 그 동안 미국 전역 지하에 방공호 건설.
3) 방공호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 안에 틀어박혀 수백년을 삼.
4) 폴아웃 1, 2의 배경은 그 수백년 후의 캘리포니아~
5) 1과 2 배경으로부터도 수십년 흐른 후 폴아웃 3. 주인공이 워싱턴 DC 지하의 101 방공호에서 출생
6) 주인공이 19세 되던 날 아버지가 방공호를 뛰쳐나가 행방 묘연.
7) 방공호 안은 난리가 남. 주인공에게도 위해가 가해지려 하자 주인공도 도주
8) 그 후로는 주욱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






...간단히 말해서.

이 게임 졸라 명작이다.

아, 이런. 내 무례를 용서해주시게

FallOut3은 아주 잘 만든, 올해 출시된 게임들 중 가장 훌륭한 RPG 축에 속한다고 당당히 말하겠다.


지난 FallOut 시리즈의 '분위기' 를 살리지 못하고 망쳤다, 란 말도 있고 "모로윈드/오블리비온 엔진은 아무래도 병신" 이란 말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
비록 이 게임이 오블리비온 1.5 같은 기분이 드는 인터페이스와 엔진을 가지고 있다 해도, RPG의 명가 블랙아일의 전작들과는 판이한 분위기라고 하더라도, 이 게임이 정말 잘 만들어진, 그리고 정말 특출나고 뛰어난 게임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거라 믿는다.

최적화도 베데스다의 지난 악명과는 달리 꽤나 잘 되어 있어 적당한 옵션으로도 멋진 그래픽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래픽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은 그야말로 '분위기' 잡는, 그 무드 하나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임이다. 핵전쟁 이후의 워싱턴 DC. 그 사회와 그 모습, 분위기, 공기, 사회,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황량하게, 깊게 잘 구성되어 있다. 그 세계를 모험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끝없이 경탄, 감탄하고 즐기게 된다.

Post-Apocalyptic Atmosphere를 이 만큼 잘 구현해낸 게임을, 아니 모든 디스토피아 소설과 영화와 만화등 시청각 매체를 통틀어서 본 바가 없다. 폐허가 된 세기말 워싱턴 DC 내 명승고적들(링컨 기념관,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미국 의회, 펜타곤 등등)을 탐방하며 느끼는 그 기분이란...

V.A.T.S. 시스템을 이용한, 다시 말해 FallOut1과 2에서 보여진 그 시스템을 3D 슈팅으로 표현한 전투는 '보는 것 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며 그게 지겨워지면 1인칭 또는 3인칭 슈팅으로 자유롭게 플레이하면 된다.

스토리와 사이드 퀘스트들도 일품이다. 베데스다의 전작 '오블리비온'이 짧은 메인 퀘스트와 그다지 매력 없는 사이드 퀘스트들 덕분에 큰 아쉬움을 주었다면, 폴아웃3은 각기 다양하며 동시에 흥미롭고, 목적성이 있는, 다시 말해 '재미있는' 사이드 퀘스트들들 제공한다.

메인 퀘스트는?

자애롭고 자상하고 똑똑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리암 니슨을 찾아가는 여정에 뭐 힘들게 있겠는가?


* 리암 니슨이 누군지 모를 사람은 아마도 드물겠지만 혹시 몰라 사진 첨부
[여담이지만 난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싫어한다. 하지만 리암 니슨은 좋다.]



또, 이 게임에서 내가 매우 흥미롭다 느꼈던 것은 '라디오' 시스템인데, 이 게임에서는 원할 때 원하는 주파수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하나는 미 연방 정부의 마지막 남은 잔재인 "Enclave"란 자들이 하는 방송으로, 이 엉클레이브의 대통령이 소위 '대국민담화 및 프로파간다'를 라디오로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듣다보면 자기 합리화 및 체제 합리화, 미래와 과거에 대한 장미빛 미화 등의 내용을 지겹도록 들을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2008년 현재의 현직 대통령의 하는 행태와 매우 유사한게 신선하다. 아, 그러니까 핵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디스토피아 정부의 대통령이 하는 짓이였구만 그게.

또 다른 라디오 방송은 '갤럭시 뉴스 라디오 채널'이란 것으로, 그 험악하고 피폐한 세기말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의에 맞서 싸울 힘을 전해주는,,, 뭐 그런 취지의 한 민간인이 워싱턴 DC 전역에 방송하는 것. '뉴스'이긴 한데 대부분은 DJ의 덕담 + 음악. 음악은 거의 전부 신나고 흥겨운 1940-50년대 스윙 재즈 음악.

라디오 틀어논 채로 전투하다보면 흥겹고 장미빛인 스윙 재즈의 음악과 주변 풍광의 부조화가 빚어내는 아이러니를 은근히 즐기게 된다.

아니면 라디오도 끄고 게임 자체의 음울한 배경음악들을 듣던가.





훌륭한 RPG다.
여기서 잠깐. 그럼 이게 훌륭한 FPS도 되는가?
된다.
타격감 훌륭하다.
그리고 고어성도 훌륭하다. 미니건에 맞아 아주 그냥 산산조각이 나는 적들을 보는 것은 또다른 묘미.
FPS/TPS로써도 매우 대만족.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다만 이 게임의 장점들은 단점을 모두 덮어버리고도 남는다.
훌륭한 게임이란 무엇인가? '재밌는 게임' 이다. FallOut3은 너무나도 재밌는 게임이다.
방사능 낙진에 오염되는게 이만큼 즐거운 일이라면 난 기꺼이 오염되겠다.



ps. 누가 "박스 사진도 올려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라고 해서 "이 글의 전 전 포스팅을 보라" 고 할려다가 그냥 짜증나서 같은 사진 또 올림




ps. 2 관련글 참조 http://kalnaf.egloos.com/2082375  폴아웃의 음악들임.

ps. 3. 난 블랙아일과 웨스트우드, 이 두 이름만 떠올리면 질질 싸고 짜는, 그런 게이머다. 다시 말해 난 폴아웃 1과 2도 진짜 즐겁게 했었다, 이거다. 하지만 난 폴아웃 3에 아-무 불만도 없다. 웨스트우드가 사라졌어도 C&C3을 질질 싸면서 잘만 했듯이. 베데스다가 돈 좀 먹으면 어때? 좋은 게임으로 잘 만들었음 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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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웠습니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전반적인 Scenery나 등장인물들, 인간군상과 사회 모습이라던지, 아니, 거의 모든 면에서 이 영화는 어떤 게임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방사능 낙진 3 리뷰 덕분에 그 게임을 다시 하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영화는 스토리와 연출 면에서는 위 비디오 오락보다 훨씬 더 완성되어 있지만. 덴젤 워싱턴이나 게리 올드만은 역시 연 ... more

덧글

  • 마이니오 2008/11/01 09:46 #

    음 이전에 올렷던 영상처럼 근접타격은 오블리처럼 심각한 엔진상 문제가있지만 총기를 들면 그 예기가 달라진다고하더군요. 타격감이 꾀나 좋다고 들었습니다.
  • 마이니오 2008/11/01 09:47 #

    근데 왜 난 안와 ㅠㅠ
  • 비타민 2008/11/01 09:58 #

    아....이런... 이렇게 땡기는 게임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스샷과 설명이 제 게임본능을 다시 깨우는군요-_-;
    겨우 블로그에 컴백했는데 저도 토끼님처럼 12시간의 플레이를 하게 될까봐 자제해야겠어요...
    방학때나 노려볼까......
  • 질투가면 2008/11/01 09:59 #

    하악하악 폴아웃3

    어휴 그냥 스샷만 봐도 폴아웃빠의 심장이 벌렁벌렁 하네여 헉헉
  • 라큄 2008/11/01 10:25 #

    용량이 어지간히 클듯[...]
  • 홈워즈 2008/11/01 10:34 #

    오오...분위기 하며 그래픽, 설정이 그냥 쩌네요...
    하고싶다...ㅠㅠ
  • 새로운나 2008/11/01 11:40 #

    리뷰 잘 봤습니다. 전작들하고 너무 비교하지 말고 그냥 즐기면 좋은 게임이죠. 타격감도 RPG인 거 감안하면 괜찮다고 생각되고요.
  • 메카닉이론 2008/11/01 12:48 #

    재미있을 것 같군요. 해 보고 싶긴 한데 스펙이 후달리는 컴퓨터를 가진 저한테는 그저 그림의 떡 -_-
  • 고렘 2008/11/01 13:53 #

    풀아웃 쓰리..드뎌 나왔었던 것이었군효.
  • ㅇㅅㅇ 2008/11/01 14:31 # 삭제

    헐, 엔클레이브 전작에서 개발살나지 않았던가?
  • 산왕 2008/11/01 14:53 #

    으허허허허헝 몇년을 기다린 건지 ㅠㅠ 그런데 컴퓨터 사양이 안되요. 어쩌죠??(...견적 뽑고 있습니다 ㅠㅠ)
  • 토나이투 2008/11/01 14:56 #

    북두의권 북미건액션 버전이군요 ^^

    시리즈가 어떻게 이어지나도 알았네요 좋은정보감사합니다
  • NOSBY 2008/11/01 15:58 #

    은근 장기하 같기도...
  • ㅁㄴㅇㄹ 2008/11/01 16:27 # 삭제

    폴아웃이 폴아웃이 아닌 게임
  • 식인양떼 2008/11/01 16:37 #

    DC까지 진행하셨다면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에도 꼭 가보라능 'ㅅ'
  • dd 2008/11/01 17:04 # 삭제

    어차피 두손두발 다 놓았던 게임인데.. 너무 따지시는 것들 같음.. 나왔다는데도 큰 의미가 있는데..
  • 릭블레어 2008/11/01 20:47 # 삭제

    RPG+FPS의 결합! 라고 알고있었는데 정말 FPS삘이 강하네요. 폴아웃3..
    근데 이게 그렇게나 들어갈 수 있는 건물수가 적다던데 정말 그런가요?
    루뤼에선 어떤분이 레일라이딩 스토리라고 우적우적하시던데..
  • 엘민 2008/11/01 23:29 #

    아놔... 정발 언제하는지.. 손만 빨고 있네요 ㅠㅠ
  • 마무리 2008/11/01 23:57 #

    님 주인공캐 장기하 닮았네염...
  • 역성혁명 2008/11/02 00:22 #

    으음 저절로 박수를 치게 만드는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주인공 케릭터가 무슨 고든 프리맨 사촌같습니다;;
  • 지나가던무명 2008/11/02 01:05 # 삭제

    나중에 아시아판 나오면 그때 살라고.... 한국판은 어차피 기대도 안 함
  • 나르치스 2008/11/02 15:47 #

    게임 정말 잼있겠네요....컴퓨터 사양은 어떻게 되야 어하나요?
  • 가릉빈가 2008/11/02 16:12 #

    엔진은 보자 마자 알겠군요....
    대화시의 저 시스템...[...]
  • StarLArk 2008/11/02 18:41 #

    엔클레이브는 2에서 쥔공한테 박살나지 않았던가요?
  • LOLL 2008/11/03 09:04 # 삭제

    이번 폴아웃3가 폴아웃2의 전 이야기로 들은것 같네요.
  • 월광토끼 2008/11/03 09:37 #

    ? 어디서 그런 근거없는 소리를 들으셨는진 모르겠지만
    FallOut3은 2277년의 워싱턴 DC가 무대고 FallOut2는 2241년의 캘리포니아가 배경입니다.
  • 진겟타 2008/11/03 10:52 #

    나름 마음에 들긴 합니다만, 전투가 어이 없이 쉬워진 점은 세기말 생존이라는
    테마 하나를 과감하게 거세한 느낌 입니다. 그 부분이 아쉽다면 아쉬울지도...
    대신 확실하게 가볍고 경쾌해진 느낌입니다. 이게 전작의 팬들에게 이질감을 주는 부분일 듯.
    아... 정육점도 없어졌군요. 그래도 메가톤에 방잡으면 여자랑 같이 자더군요. [하악]
    추가로 안해보신 분들을 위해, 네타지만, 불개미는 정말로 불개미 입니다. ㄷㄷ...
  • 은혈의륜 2008/11/03 22:23 #

    아씨 해보고싶따 'ㅅ' 하지만 환율크리!
  • 월광토끼 2008/11/03 22:39 #

    난 지금껏 님이 뉴욕주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는듯?
  • 은혈의륜 2008/11/04 03:27 #

    뉴욕주 맞는데 환율이 높아서 차마 용돈을 달라는 말을 못하겠음 'ㅅ' 고로 이런거 살 여유가 안나옴.;ㅁ;
  • -- 2008/11/04 01:52 # 삭제

    재밌긴 하지만 졸라 명작은 아닌거 같네요,, 해외에서도 악평이 쏟아지고있고 국내의 폴아웃2 팬들에게도 까이더군요. 솔직히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래시대판 오블모드정도..

    가장 실망한 것은 어떻게된게 오블보다 자유도 면에서는 퇴보한 느낌이 드네요..
    아무래도 콘솔시장 중심으로 게임을 제작한 티가 역력하더라고요. 때문에 불편한 점도 꽤 있고요..
  • 월광토끼 2008/11/04 08:29 #

    악평? IGN하고 게임스팟, PC Gamer 등 유수의 웹진과 잡지책들이 악평하딥디까? -,.-
  • -- 2008/11/04 18:58 # 삭제

    평점이 좋죠, 이럴줄 알고 아래 달려고했는데, 광고주 회사의 게임을 악평했다고 리뷰어를 짜르고 그 후부터 게임평점 막 후하게 주는 모 웹진과 원래부터 후하게주던 웹진들은 솔직히 이제 못 믿겠네요.
    솔직히 요즘들어서 정말 느끼는데 게임보다도 제작사의 크기에따라 점수가 갈리는거 같습니다.

    폴아웃3 포럼에서는 악평이 꽤 많고요, 재밌는 게임이긴한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기대에는 못 미치는거 같습니다.

    콘솔용으로는 명작인거 같기도하지만 pc용으로는 그저그런 수작인거 같습니다.

    근데 베데스다는 이전 다른 게임들에서부터 유저들이 제기해왔던 문제가 고치기는 커녕
    더 많은 문제들을 만드는거 같아서 좀--
  • 이생선 2008/11/11 09:01 # 삭제

    전 블랙아일 하고 트로이카만 보면 질질싸요. 둘다 망했지만
    폴3이 까이는 이유는 오블리비언이나 폴2에 비해 탐험구역이 줄어들었고
    엔딩본 뒤 2회차 플레이가 불가능하며, 탐험구역이 줄어든만큼 퀘스트 갯수도 줄고 뭐 그런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간만에 나온 걸작인건 사실입니다. 오블리비언, 폴1, 2와 비교가 되기때문에 깎여나가는 부분은
    타이틀이 타이틀이니 만큼 감수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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