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Watch” (42nd Regiment of Foot / 3 SCOTS) - 7

영국군 전설의 부대 "블랙워치" 의 戰史를 기술하는 연재기획의 일곱번째 글이다.
이번 글에서는 2차 세계 대전에서의 블랙워치의 활약상을 다룬다.




1차세계대전도 끝나고, 유럽은 긴 평화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평화기는 평온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폴란드는 전쟁을 벌였고,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는 전체주의가 확산되고 있었으며, 스페인에서는 피비린내나는 내전이 벌어졌으며, 전세계적 규모의 경제 대공황에 모두가 휘청였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모든게 2차세계대전으로 점차 나아가는 한 과정의 일부같아 보이겠으나,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2차세계대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1939년. 히틀러의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에 폴란드의 동맹국 프랑스와 영국은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다. 2차세계대전의 시작이였다.



1939-40년.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바로 그 시점에서 블랙워치; Royal Highland Regiment의 제 2대대는 팔레스타인에 배치되어 작전수행중이었다. 제 2대대는 곧바로 북아프리카에서의 이탈리아군의 공세를 견제하는 임무에 투입되었고, 그 동안 본국에 있던 제 1, 4, 6의 세 대대들은 1940년 5월 초에 프랑스로 파견되어 프랑스 방어에 참가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프랑스 방어는 참담한 패배로 끝난다. 독일군의 "전격전"blitzkrieg의 앞에 방어선은 순식간에 허물어졌고, 폴란드를 침공하던 오합지졸이 아닌, 이제는 기갑과 항공전력의 위력을 과시하며 돌격하는 정예군이던 독일군 앞에 부실한 장비를 갖춘 영국군은 무너졌다. 그래서 영국 정부는 희망이 사라진 시점에서 즉각 전군의 철수를 지시한다. 던커크Dunkirk에서의 영국군 철수 작전은 '극히 성공적인' 작전으로, 영국의 원정군 대부분이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작전이었다. 여기서 제 4대대와 제 6대대는 무사히 수송선과 구축함들에 몸을 싣고 영국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Dunkirk 철수 직후 영국 최남단 와이트Wight섬 방어에 배치된 블랙워치 제 6 대대. 1940년 8월 경]



하지만 제 1 대대는 운이 나빴다. 제 51 고지대 사단에 소속되어 작전을 수행하던 제 1 대대는 독일군의 빠른 진격 덕에 형성된 포위망을 뚫지 못했으며 (제 51 사단의 병사들 대부분과 함께) 결과적으로 던커크에 도달하지 못한채 고립되었다. 본국으로의 탈출이 불가능해지자 사단 전체가 생 발레리 엉 꼬St. Valery-en-Caux에서 6월 12일에 독일군에게 항복한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창설부대' 제 1 대대는 불행히도, 전쟁 기간동안 포로 수용소에서 세월을 보낼 운명이었다.


[1941년? "Stalag"(독일의 포로수용소) 20A Thorn에서 포즈를 취하는 블랙워치 제 1대대 B중대 병사들. 포로 신세 치고는 꽤 밝아 보인다.]



한편 아프리카 소말리아 지역에서 이탈리아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던 제 2 대대는 차출되 1940년 10월에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파견된다. 크레타 섬은 본디 알렉산드리아 - 말타 사이를 연결하는, 영국 왕실 해군의 주요 중간 기지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독일군의 대대적 공수작전의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제 2 대대는 다른 보병부대들과 함께 수개월간 섬의 방어 보강에 힘썼다. 한편 본국에서는 비정규 대대들 (제 1과 제 2만 정규)의 신설과 훈련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다.



1941-42년.

그러나 크레타 섬의 방어는 충분하지 않았다. 1941년 5월에 드디어 독일 공군기들이 크레타 섬 상공을 수 놓았고, 여기에 독일군 공수부대원들이 가득 투하되기 시작했다. 크레타의 이라클리온(또는 헤라클리온Heraklion) 시 북단에 배치된 블랙워치 제 2 대대는 자신들의 위치를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첫 공세를 막아내었으나, 다른 지점에 낙하한 독일 펄셤예거들의 이동까지는 막지 못했다. 결국 6월 초에 영국군은 크레타에서 전부 철수 하였으며, 영국군이 남겨놓았던 중장비들은 고스란히 독일군 손에 들어갔다. 크레타 전투에서 제 2 대대는 예순 두 명의 전사자와 비슷한 수의 부상자를 낸채 대부분은 무사히 철수했다.

[이것은 제 2 대대가 크레타 전투 당시 실제 사용한 작전 지도.]



그러나 제 2 대대의 전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4개월 후, 이들은 북아프리카 토브룩에 투입되어 호주군 보병 사단과 더불어 롬멜이 지휘하는 독일군의 공세를 막아내게 된다. 토브룩에서 농성하던 영국군은 크루세이더 작전Operation Crusader의 실행과 함께 독일군 포위망이 분쇄됨으로 인해 구원받게 되는데, 제 2 대대는 바로 이 작전에서 큰 사상자를 낸다.

[1941년 11월 20일 경 독일군 참호를 점거한 채 위치를 고수하는 블랙워치 제 2 대대 병사들]


크루세이더 작전은 1941년 11월 18일에 시작되었고 블랙워치 제 2 대대는 독일군 포위망을 뚫어 동쪽으로부터 오는 영국 제 8군XIII CORP과 만나 전선을 연결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되었다. 여기서 본래 토브룩 주둔 탱크들이 제 2 대대의 진격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지시의 착오로 탱크는 오지 않았으며 제 2 대대는 독일군의 포화에 그대로 노출된 채 전투를 벌여야 했다. 하룻밤 새에 제 2 대대에서만 300 명의 사상자가 났으나 이들은 토브룩으로 후퇴하지 않은채 위치를 고수, 결국 제 8군과 만나는데 성공한다.

토브룩 전투에서 롬멜의 기갑군의 연전연승은 이렇게 중단되게 된다.


한편 영국 본토에서는 전원 포로로 잡힌 제 1 대대를 대체할 '신新' 1 대대를 재창설하는데, 이 신 1 대대와 더불어 제 5, 제 7 대대가 제 2 대대에 이어 북아프리카로 보내진다. 이게 1942년 8월의 일로, 이들은 모두 그 역사적인 엘 알라메인El-Alamein 전투에 참가하게 된다.

[전투 후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블랙워치의 병사들. 1942년 북아프리카의 어딘가에서.]



엘 알라메인에서의 승리 직후 이들은 계속해서 몽고메리 원수 휘하 영국군의 일부로서 독일군과 이탈리아군을 격파하며 진격에 진격을 거듭, 마레스Mareth전투, 와디 아카리트Wadi Akarit 전투, 더 나아가 트리폴리Tripoli 전투에도 참가해 격전을 벌인다.




1943-45년.

북아프리카에서 주축군이 축출되고 나자 연합군의 목표는 이탈리아 본토가 되었다. 1943년 7월의 시칠리아 침공은 그 화려한 신호탄이었는데, 이탈리아에 대거 포진한 독일군은 이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러한 저항을 앞장서서 분쇄해 나간 것은 제 1 대대로, 에트나 화산 등지에서 게르비니Gerbini 전투나 스페로Sferro 전투 등 독일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이며 시칠리아 영토를 확보하는데 공헌했다. 그리고는.

그리고 1944년이 되어 이탈리아 본토 상륙 작전과 함께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준비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블랙워치의 제 1, 제 5, 제 7 대대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참가를 위해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한 대대, 제 6대대는 이탈리아 상륙에 참가, 이탈리아에 남아 전투를 속행한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격한 전투를 벌이게 될 곳은 바로 몬테 까씨노 수도원을 둘러싼 폐허 속이였다.


[1944년 3월의 블랙 와치 제 6 대대. 저 멀리 산 정상에 몬테 카씨노 수도원의 모습이 보인다.]



독일 공수부대 펄셤예거들을 상대로 블랙워치 제 6 대대도 맹렬하게 싸웠다. '몬테 카시노의 푸른 악마들' 이란 별명을 얻은 펄셤예거들을 상대로 1진 1퇴의 공방을 용맹하게 펼쳤다.


[블랙워치 제 6 대대 병사였던 아서 비튼씨(가운데 휠채어). 중사이던 당시 몬테 카시노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독일군에 포로로 붙잡혔었다. 이 사진은 그의 100살 생일 날 후배 블랙워치 전우들이 깜짝파티를 열어주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몬테 카시노 이후 제 6 대대는 계속해서 이탈리아에서 독일군 잔당들을 소탕하다가 1944년 말에 그리스로 파견되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친독 빨치산Partisan들을 상대로 교전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제 1, 제 5, 제 7 대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일환으로 노르망디에 상륙, 영국군 정예 답게 선두에 서서 진공한다. 세 대대 모두 카엔Caen과 팔레즈Palaise에서 독일군을 몰아냈으며 특히 제 5 대대는 브레비유Breville와 꼴롱베유Colombelles에서 독일군 SS 부대와 가장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날짜, 장소, 부대 미상. 블랙워치인 것만 확인. 44년 가을 프랑스나 네덜란드 인근인 것으로 짐작.]


노르망디 전역이 일단락되자 블랙워치 부대들은 44년의 남은 기간 동안 르 아브르Le Havre 점령 작전을 제외하곤 대부분 후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한 편 타 대대들이 유럽에서 독일군과 싸우고 있을 동안 제 2 대대. 개전 후 연대 내에서는 최초로 작전을 수행하고 크레타 방위전에 참가했었던 제 2 대대는 지구 반대편으로 파견되어 극히 중요하고, 동시에 고되고 야만적인 작전을 수행중이었다.

그들은 극비 작전에 투입되었는데, 어딘고 하면 바로 버마. (미얀마)

제 2 대대는 미얀마의 정글 속에서 일본군 전선 후방까지 깊숙히 침투, 보급선을 교란하고 연락망과 통신을 두절시키고, 전선으로 가는 지원 부대들을 습격하는 등의 특수전을 폈으며 일본군의 잔인한 전투방식에 맞먹는 야만적 용맹성을 뽐내며 거칠게 싸웠다. 이들이 정글 속에서 필요한 보급품은 모두 항공기의 보급품 투하로 이루어졌으며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곳에서 이들은 당나귀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블랙워치 제 2 대대의 특수전에 미얀마의 일본 전선은 크게 흔들렸던 것 같다.


그동안 다시 지구 반대편의 유럽에서는 독일이 아르덴느 공세Ardenne Offensive(또는 벌지Bulge전투)를 펴는 중이었고, 이에 대해 역공을 펴 고립된 전선을 구원하고 동시에 반격을 꿰하는 작전에 블랙워치 대대들이 모두 투입되었다. 아르덴느 공세가 종결되고 나자 연합군은 대반격에 들어갔고, 여기에 블랙워치 제 1 대대는 1945년 1월 말, 라이히슈발트Reichswald 숲 속으로 진격해 들어감으로 연합군 중 최초로 독일 영토에 발을 들인 부대가 되었다.

1945년 3월에 있은 독일 본토 진격에 활약한건 모든 부대가 마찬가지였지만, 블랙워치의 제 1 대대는 더 나아가 연막탄이 뿜어내는 자욱한 연기 아래 라인강을 최초로 건너 강가의 독일군 진지와 그 저항을 뚫고 진격하여, 라인 강 유역의 독일군 저항을 격파한 주역이 되는 업적을 달성했다.


[상륙선에 올라 라인강을 함께 건너는 영국군 총사령관 버나드 로 몽고메리 원수(右)와 블랙워치 제 7 대대  대대장 제임스 올리버 중령(左).]



그렇게,

블랙워치 연대는 영국군의 선봉으로서 제 2차 세계 대전의 주요 전투들마다 참전,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하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1945년 9월 2일 2차 세계 대전이 종결된 후에도 그들의 활약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다음편에 계속-



본 기획의 다른 글들을 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오.

http://kalnaf.egloos.com/tag/BlackWatch


ps. 존니 힘들게 오늘 하루 중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려 작성한 글이니 읽고 나면 덧글을 달아주시는 아량을 베풀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나이다. 30만 히트 축전도 못받는 몸인데 말임다.

덧글

  • rumic71 2008/12/10 21:10 #

    앞부분에 러시아와 핀란드 아닌가요?
  • 월광토끼 2008/12/10 21:16 #

    폴란드 맞습니다. 전 러시아가 적-백 내전 직후 폴란드와 영토 전쟁 한걸 얘기하고 있습니다.
  • 계원필경 2008/12/10 21:14 #

    블랙워치가 안 등장한 전선은 없는 거 같군요(...)
  • Ladenijoa 2008/12/10 21:35 #

    사실 북아프리카 전장에선 보병부대인 블랙워치가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적었죠. 가도가도 끝없는 사막이란 전장은 아무래도 기계화부대에게 너무나도 유리했고 보병의 전투력을 크게 낮추었으니...
    그 상황에서도 전멸되지 않은 2대대가 용하달까요-ㅅ-
  • 핌군 2008/12/10 21:42 #

    블랙 워치는 보병 연대라기 보다는 특수부대 같은 느낌이 나네요.

    대대급만 따로 떨어져서 다른 전선에 특수 임무를 간다던가, 다른 사단에 임시 배속되서 싸운다던가...
  • windxellos 2008/12/10 23:32 #

    마지막의 상륙주정 투샷, 왠지 자세만 봐서는 마치 왼쪽이 원수고
    오른쪽이 중령 같군요. 그 몬티가 저런 다소곳한 자세로...(어이)
  • 파도지기 2008/12/11 01:15 #

    포로로 잡혔던 구 1대대의 운명이 궁금하군요.
  • 월광토끼 2008/12/11 08:42 #

    잘 지내다가 전쟁 끝나고 풀려났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8/12/11 03:11 #

    장소 미상 사진, 이탈리아 전선이나 북아프리카 전선 아닌가요? 황량한 주변 풍경도 그렇고, 병사들의 반바지도 그렇고 프랑스나 네덜란드 같아 보이지는 않아서요.
  • 월광토끼 2008/12/11 08:42 #

    이탈리아 전선일 수 있겠네요. 단지 뒤에 보이는게 마냥 황량한 사막도 아니고 전신줄도 배경으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북아프리카는 아닐 거라 판단했습니다.
  • 2008/12/11 09:46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orein 2008/12/11 12:04 # 삭제

    이름은 들어봤다 했는데 저정도면 이름을 못들었을리도 없는건가 ㅡ,.ㅡ; 여기저기 엄청 뛰었구만.
    For the Glory of Britannia!
  • 오토군 2008/12/11 13:45 #

    어디선가 영국에게 무슨일이 생기면…이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삼왕국 전쟁사 또는 단순히, 영국 내전사

7년전쟁 북미전역

말보로 공작의 일생

로열 네이비 이야기

이베리아 반도전쟁

라파예트 후작의 일생

영국육군 블랙왓치 부대史


통계 위젯 (화이트)

129159
1009
4704340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420

I Support ROKN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아지캉 최고

9mm Parabellum Bullet

the pill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