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문의 포를 양현에 장비하고 십수척이 한꺼번에 위풍당당하게 LineAhead 진형을 짜고 진격해 포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말이죠. 하지만. 이 소위 Ship of the Line이라고 불리는 거대 전열함들은 실제 작전행동에 나서는 일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이건 20세기의 "Battleship"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들은 그야말로 작정하고 '맞장까러' 나가는 '결전의 날'이 아니면 항구에 틀어박혀 도시락이나 까먹는 존재들에 불과했습니다. 결전병기답게 결전을 대비해 온존시켜두는거지요.
그래서 그 시대 해군들의 진정한 일꾼은 그런 거대한 전열함들이 아닌, 다름아닌 프리깃(Frigate. 호위함?)들이었습니다. 가장 일을 많이 하고, 가장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가장 오랫동안 해상에서 작전행동을 펼치는 것은 개별임무를 띄고 항해하는 프리깃들과 그 선원들이었다는 겁니다.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나, 승진을 소망하는 장교라면 전열함이 아닌 프리깃에 배속되길 기원해야하는거죠. 가장 전투 기회가 많으니까요.

18-19세기 영국 왕실 해군에는 전투함Ship-of-the-Line을 나누는 여섯 등급이 존재했습니다.
그 여섯 등급 아래의 소형함들에는 다시 Sloop과 Brig가 있었는데요
일단 어떤 기준에서 나누었는가 봅시다.
종류 | 등급 | 포문 수 | 포열갑판 | 운용수병 수 | 배수량 |
전열함 | 1등급 | 100~120문 | 3층 | 850~875명 | 2500톤 이상 |
2등급 | 90~98문 | 3층 | 700~750명 | 2200톤 가량 | |
3등급 | 64~80문 | 2층 | 500~650명 | 1750톤 | |
4등급 | 48~60문 | 2층 | 320~420명 | 약 1000톤 | |
프리깃 | 5등급 | 32~44문 | 1~2층 | 200~300명 | 700~1400톤 |
6등급 | 20~28문 | 1층 | 140~200명 | 약 500톤 | |
슬루프 | 무등급 | 16~18문 | 1층 | 90~125명 | 380톤 |
브리그 | 6~14문 | 1층 | 5~25명 | 220톤 |
보시다시피 5등급에서 6등급의 전함이 보통 프리깃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 프리깃들이 전쟁에서 실질 전력이라 보아도 무방한 함들입니다.
운용 인원수가 가장 적정선에 있어 적당히 배치하면 6개월분의 물자(식량과 자재)를 싣고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배수량도 장시간의 원양 항해에 무리 없는 수준이었고, 전열함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보다 크기가 작거나 비슷한 수준의 함들에게는 우위에 서 있었으니까요.

또한 이런 프리깃들 중에는 원래는 대형 전열함으로 설계되어 건조되다 예산 삭감이나 해군성의 계획 변경등의 이유로 보다 작은 규모의 함으로 중간에 재설계된 함들이 많아서, 그 때문에 가볍고 빠르면서도 크고 무기를 많이 장비하여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경우가 많았죠.
이들은 정말 온갖 종류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적 사략선 요격, 해상무역로 순찰, 수송함대 호위, 통상파괴, 정찰, 봉쇄돌파함 추격 등.
큰 전열함들은 개별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전력이기에 항구에 온존시켜야 했고, 더 작은 슬루프나 브리그는 너무 작아 좀 더 사소하거나 중요성이 적은 임무를 수행했기에, 프리깃들이 개별로 활동하며 중요한 일을 한 겁니다.
그래서 범선시대를 다루는 수많은 해상모험 소설들이 대부분 프리깃함의 함장이나 수병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죠. 가장 모험과 활극이 펼쳐질 일이 많은 함종이니까요. (다만, 이런 프리깃함들은 전면전에는 적합하지 않기에 대규모 해전에서는 선두 초계 등의 임무만을 수행하고, 실제 전투에는 참전하지 않습니다.)

21세기 오늘날 "미해군"의 경우에는 '프리깃'이라 분류되는 함들은 단순한 연안 방어함의 의미만 지니게 되었지만.























![Weezer - Raditude [Standard Version]](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8678242361_1.jpg)



덧글
gforce 2009/04/01 14:02 # 답글
에이, 21세기의 프리깃은 현대 해군의 실질적인(평시 & 전시) 주력함이죠. 아직도 구축함이나 순양함 같은 함급을 붕어빵처럼 찍어내는 USN같은 변태해군 말고는. 현대해군의 연안방어함이라면 콜벳이 더 적당할 겁니다.
IEATTA 2009/04/01 14:09 # 답글
우왕 로리깃~ 로리깃~그리고 오늘날에도 해군의 실질 주력은 단연 프리깃과 구축함입니다 ^^
우리나라 포항과 울산 클래스만 봐도 ㅋㅋ
순양함 클래스 돌리는 나라도 찾아보기 매우 힘들죠.
네비아찌 2009/04/01 14:11 # 답글
윗분들 말씀대로 유럽에서는 구축함 정도 되는 배도 다 프리깃으로 부를 정도로, 프리깃이야말로 현대 해군의 주력함입니다. 프리깃이 찬밥 신세였던 때는 20세기 중반까지였지요.
월광토끼 2009/04/01 14:12 # 답글
지포스, 예아타// ....제가 말실수를 했군요. "과거 영국 해군의 위상"과 "현재 미 해군의 위상"을 위주로만 생각하다보니 ㄱ-;"미해군" 한 자를 더 추가하겠습니다.;;;
Allenait 2009/04/01 14:15 # 답글
..쓰다가 변경되었군요(..) 어찌 보면 그때의 프리깃이 지금의 구축함의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萬古獨龍 2009/04/01 14:45 # 답글
........ 그러고보니 왠지 범선시대의 미 해군은 생각도 않하고 있었네요오...(머엉)
gforce 2009/04/01 14:49 # 답글
근데 사실 현대 미해군에서도 그렇다고 보기 힘든게, 지금의 미해군은 연안작전을 고려한 함급이 없다시피해요=ㅅ= 그나마 USN의 유일한 프리깃이라고 할만한 OHP급도 그냥 신기술 반영한 호위함을 저렴하게 대량으로 찍어내자는 컨셉이었고.
데프콘1 2009/04/01 15:13 # 답글
미국이야 대형함 위주니까요. 그 나라가 크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만약 미국 바로 근처에 소련이 있었다면 소형함들도 충분히 많이 생산하였을텐데 태평양과 대서양이 워낙 크고 아름다운 관계로 그럴 필요 없이 덩치 큰놈들을 뽑아내는거죠. 어떤 의미에선 정말 부럽습니다.
오토군 2009/04/01 16:35 # 답글
프리깃을 보며 빈유 츤데레 운동소녀를 생각하는 저는 막장일까요.(…)
피셔 2009/04/01 19:14 # 삭제
츤데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새에는 빈유하면 다 츤데레 끼를 붙이는 것 같아서...
핌군 2009/04/01 16:35 # 답글
인디퍼티거블 함이네요. 혼블로워가 초급 사관 시절을 보낸...혼블로워는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비슷한 장르의 소설을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월광토끼 2009/04/01 17:14 #
이 바로 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세요.
Bluegazer 2009/04/01 16:45 # 답글
순양함이 없던 시절 프리깃이 해양통제의 주축이었다면전함과 마찬가지로 전열함은 해양결전의 주축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자국 연안의 해양거부 임무를 사실상 코스트가드에 위임하다시피한 미해군의 체제는
단순이 규모가 크고 돈이 많다 이전에 다른 나라 해군과 비교하기 애매한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해야겠습니다만...
JOSH 2009/04/01 17:33 # 답글
현재의 알레이버크급 들은 과거 기준으로 하면 등급이나 하는 역할 모두프리깃이나 순양함 수준이 되다 보니 구축함이라는 명칭이 무색하지요... =_=;
알레이버크(세종대왕)급이 딱 현대의 프리깃 아닐까요.
지나가던비만 2009/04/01 17:39 # 삭제 답글
☆☆폰토스섭 만랭 조선공☆★프리깃 티크재질, 상지벡 슬루프 적업 속업 개조해드립니다 ☆☆ 리스본 항구에서 '지나가던비만'을 찾으세요~......ㅈㅅ;;;
지나가던이 2009/04/01 17:53 # 답글
제가 보기에 전열함은 속도도 느린데다가 승무원은 졸라 많으니 대양을 나가려면 보급문제도 심각했을 것 같군요. 음..
Mecatama 2009/04/01 19:09 # 답글
曰. 대항해시대는 함급이 좀 다르죠. -_-;
취월백랑翠月白狼 2009/04/01 20:23 # 답글
갑자기 혼블로워가 떠오르는군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이쪽에 좀 관심이 많아서 그런데 볼만한 책이 뭐 있을까요? 추천 해주시면 감사히 보겠습니다:-)
ZECK-LE 2009/04/01 20:40 # 답글
그래서 훗날 독일해군 (정확히는 나치해군)은 포켓전함이라는 괴이한 형태의 전투함을 만들어 대서양을 온통 누비고 다녔죠. 아드미럴 그라프쉬폐입니다.그러고 보면 구 일본제국해군도 가장 톤수가 작은 구축함 유키카제만이 종전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어찌보면 작고 알찬 함선들이 가장 재구실을 잘 하는가 봅니다.
shaind 2009/04/01 20:52 # 답글
사실 범장시대 '프리깃' 이라는 이름이 가진 역할을 현대해군에서 제대로 이어받은 함종은 '순양함'이라는 게 정설이죠. 대부분의 '순양함'에 대한 설명도 '프리깃'에서 기원했다고 설명하고 있고 말이죠. 현대에 새로 나타난 '프리깃'은 뭐랄까 별종이랄까......
아이스맨 2009/04/01 20:57 # 답글
솔직히 50~70년대 초까지의 양키해군의 [프리깃](DLG/DLGN)이 범장 프리깃의 맥을 잇는 프리깃이라고 생각됩니다.결국 순양함이나 구축함으로 함종이 바뀌긴 했지만....
上杉謙信 2009/04/01 22:05 # 답글
200년전에도 양키특유의 사상이 존재했군요 ( 전투함이든 전투기나 폭격기든 뭐든지 맷집+화력 )
터미베어 2009/04/01 22:21 # 삭제 답글
당시의 프리깃과 현대의 프리깃은 운용이다를달따 느낌이 다르달까..요즘이야 원양해군은 대부분 구축함 의주다보니
천지화랑 2009/04/01 22:28 # 답글
덕분에 혼블로워 함장은 대규모 해전엔 한 번도 얼굴을 못 내비쳤죠 OTL
리언바크 2009/04/02 00:29 # 답글
범선시대라 하면 신항로개척에서 영국의 무적함대 격파, 남극탐험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대항해시대를일컫는 말 같네요. 식민지 개척시대 들어서면서 증기선이 보급되기 전까지는 진짜 말 그대로
'대항해시대'였지요.
동서양문화교류사에 관심이 많아서 근대 항해와 모험에 관한 공부는 다소 했지만 주로 항로개척이나
교역에 관한 것이고, 당연히 그 당시 함께 이루어졌던 전쟁사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미숙했는데
덕분에 좋은 지식을 얻어갑니다.
대포만 실으면 군함은 아니었을 거고 모험선이나 상선과도 분명히 차이가 있었겠지요.
대항해시대의 탐사선, 전함, 상선 등 여러 배들을 그림과 함께 직접 보고 싶네요.
혹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Lorein 2009/04/02 06:46 # 삭제 답글
Frigate, Lost 부터 생각났..좋은 포스팅이긴 한데, 소설은 안쓰냐? 각을 보니까 토탈워 해전에 푹 빠지신듯하이
BigTrain 2009/04/02 11:42 # 답글
현대 해군의 함종 분류는 국가마다 다르고 또 시대별로 달라져서...일단 '현대' 미해군의 분류상, 프리깃은 '선단 호위' 임무만을 담당하는 단일목적의 상대적으로 허약한 함정입니다. 아마도 마지막 프리깃이 될 페리급의 퇴역 이후에는 사라질 것 같은 분류이기도 하구요.
1975년 이전에는 아이스맨님 말씀대로 8천~9천톤 내외의 선도구축함(DL/Destroyer Leader)이 프리깃이라 불렸었죠.
아마도, 1975년 이전의 미군과 기타 해군들은 실제 해군의 등뼈 역할을 담당하는, 범장시대 프리깃의 역할을 담당하는 함정들을 프리깃이라고 불렀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역할을 미군에서는 1만톤까지 나가는 대형 전투함이 맡는 거고, 평범한(?) 해군에서는 2000~4000톤 내외의 전투함들이 맡고... 뭐 그런게 아닐까요. ^^
상처자국 2009/04/04 09:02 # 삭제 답글
오오오... 정치랑 외교가 마음에 드는군 ' ㅅ'//
이경환 2009/04/20 22:53 # 삭제 답글
좋은글 읽고 카페에 알리고 싶어서 가져 가겠습니다^^ 원하지 않으신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rhiemar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