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성공자 리고니에Ligonier 장군 이야기.

[영국군.]


흔히 회자되곤 하는 이야기가

[영국육군은 19세기 후반까지 매관매직으로 장교되고 장군되고 연줄로 장교되고, 능력 있는 평민출신은 묻히는, 뭐 소위 '프로페셔널리즘' 이 없는 군대였다]고 하는 얘기죠.

뭐, 유별난 예외도 있었습니다. 그 예외에 해당된 유별난 인물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해보지요.


1680년. 남부 프랑스의 작은 상인집안 리고니에Ligonier가에 아들 쟝Jean이라는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당시 루이 14세 정권하 프랑스에서는 칼뱅파 청교도에 대한 종교적 탄압이 행해지고 있었죠.
그래서 칼뱅파 청교도 신자였던 이 리고니에 가족은 영국으로 도피성 이민을 갑니다.

쟝 루이 리고니에는 프랑스에 대해 안좋은 기억만 가진채 자랐는데, 마침 이 소년의 삼촌이 영국군에서 복무합니다.
그 삼촌의 부대가 영국왕 윌리엄 3세가 아일랜드를 평정할 때 투입되었는데, 쟝 리고니에는 그 삼촌을 따라
17세의 나이로 졸병으로서 군에 입대합니다. (1697년의 일)

이제 영국식으로 존John 리고니에인 이 졸병이 스물 한살 때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이 터집니다.
그리고 이 때 존은 영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플랜더즈 지방에 파견되는 해외 원정군에 자원합니다.
그래서 1702년부터 그는 그 유명한 말보로 공작 휘하의 플랜더즈 주둔 영국군에 복무하지요.

리에쥬Liege 성에 대한 공성전 때 존 리고니에는 제 1차 돌입 부대 (Folorn Hoppe - 포격으로 요새나 성에
균열이 생기면 그 부분에 최초로 돌입하는, 다시 말해 사상률이 높은)에 지원해서 공격을 성공으로 이끌고
살아남습니다. 그 공로로 그는 장교 임관, 그리고 얼마 후 대위Captain에 임명되지요.

그는 1702년부터 1710년까지 계속해서 말보로 공작 지휘 하에서 모든 주요 전투와 전선에 투입됩니다.
블렌하임 회전, 라밀리즈 전투, 말플라케 공방전까지 온갖 박빙의 싸움이란건 모두 거쳐서 공을 세우고
끝까지 살아남지요.


그 후 그는 1711년에 이베리아 반도 원정부대로 차출되어서 군력을 계속 쌓습니다.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과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전쟁 사이에 작은 전쟁이 있었는데,
4연합 전쟁War of Quadruple Allies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스페인을 상대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프러시아가
연합해서 벌인 전쟁이었죠.

이 전쟁에서 최후의 전투였던 1719년의 비고Vigo시 공략전에서 존 리고니에는 큰 공을 세웁니다.

그렇게 그는 영관급 장교가 되고, 그는 출신과 종교(프랑스 국적. 종교적으로는 영국에서도 Calvin파 신교는 찬밥.)
에도 불구하고 순수히 그의 능력과 실적, 호감을 주는 대인관계만으로 출세가도를 달립니다. 돈도 없는 친구가.

그래서? 1730년에 그는 장군이 됩니다.

쉰 아홉의 나이인 1739년에는 소장Major General로 승진하고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 당시에도 그는 현역에서 뛰며 싸웠고, 데팅겐 전투와 퐁트누아 전투 등
대규모 회전에 참전했지요. 그리고는 1747년에 라펠트 전투에서 대對 프랑스 연합군의 기병사령관으로 참전해
프랑스군에 대한 기병돌격을, 거의 칠순이 다 된 노인네가 몸소 이끌었지요.
돌격은 실패하고 그는 낙마한채 프랑스군의 포로가 되어버렸고, 전투도 연합군이 패배했지만요.
프랑스 왕 루이 15세는 노장에 대한 예우로 리고니에를 그냥 석방했습니다.


10년 후 1757년, 리고니에는 영국군 최고의 지위Captain-General에 오르고 그 직후
육군원수Field Marshal가 되어 전군 총사령관의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구요? 7년 전쟁이 있었지요.
그 7년 전쟁 기간 동안, 대大 윌리엄 피트 정권 하에서 그는 피트의 정책 -
"해군Royal Navy가 대포가 되고, 육군은 그 포탄이 된다!"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정부, 그리고 해군과 함께
긴밀한 연계공조를 꾀하며 전쟁 전략을 짭니다.

윌리엄 피트 혼자서는 못했을 일이지요. 절반은 리고니에가 한 겁니다.


그래서 7년 전쟁은 영국이 모든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습니다.


[1760년, 그가 팔순 무렵에 그려진 그림.]




그렇게 평생을 바쳐 국가에 헌신한 리고니에는 군에서 은퇴했고, 국가는 그 보답으로
쌩 평민이었던 그를 1763년에 남작의 작위에, 그리고 3년 후인 1766년에는 백작으로 봉합니다.
그래서 리고니에 백작. Earl of Ligonier.




그는 잘 생기고 재치있는 호남자였는데, 그 덕에 사교계의 총아로 수많은 여성들이 그를 사모했다지요.
젊을 적에도 물론이고 예순의 나이에도 젊은 여배우나 가수들이 그 주위로 몰려들어 늘 여성과 함께 했다네요.
그리고 항상 평균 네 명의 여성과 문어다리를 걸쳐 여기저기 오가며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국에서 태어난 평민 이민자 출신, 졸병으로 군 생활 시작했던 이 사람은 국가 최고 요직까지 두루 거치고
국가에 충성, 공을 세우고는 귀족 작위까지 받아 잘 먹고 잘 살고 아주 아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서 그는 90세까지 장수합니다. 1770년 레이Surrey에 있는 자기 영지에서
친지들에게 둘러싸인 채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네요.


그는 결혼 안한 독신이었는데, 그를 추종하는 젊고 예쁜 미소녀들 십수명이랑 한집에서 살았기에.
그의 죽음은 하렘에 둘러싸인 것이었다는 -_-








존 리고니에 장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R. Whitworth의 "Field Marshal Lord Ligonier: A Story of the British Army, 1702-1770" (1958)
(육군 원수 리고니에 공 - 영국 육군에 대한 이야기. 1702-1770)
을 읽으면 됩니다.

핑백

  • '3월의 토끼집' : 2009 3월의 토끼집 12대 "추천" 포스트 2009-12-31 08:3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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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의 토끼집' : 로열 네이비의 탄생 - 5. 안슨의 시대 2010-09-21 14:43:03 #

    ... 지내던 시대는 제 1대 채텀 백작 윌리엄 피트가 영국 총리를 지내던 시대이자 진정한 세계대전이였던 7년 전쟁의 시대이기도 했다. 총리 윌리엄 피트, 육군 총사령관 존 리고니에 장군, 그리고 수석 해군대신 죠지 안슨 제독이 힘을 합해 수립한 전략은 긴밀한 육-해군 공조를 가능케 했고, 이후 유명하게 된 ‘영국 해군이 전 ... more

덧글

  • freki 2009/10/14 19:30 # 삭제

    주로 앞장서서 싸우시던 분 같은데 90세 까지 살아남았다는게 놀랍군요.
  • 아브공군 2009/10/14 19:36 #

    .....진짜 인생의 승리자군요.
  • 월광토끼 2009/10/14 19:46 #

    아, 그리고 깜빡한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빨간글씨로 쓰인 문구.
    더욱 승리자입니다.
  • 슈타인호프 2009/10/14 19:37 #

    오오 정말 인생의 승리자입니다;;;;

    백작가문은 지금도 존속되고 있나요?;;
  • 월광토끼 2009/10/14 19:44 #

    리고니에의 동생의 서자[;;]가 작위를 물려받고
    그 사람은 아들 없이 죽어서, 가문은 그걸로 끝 -_-; 이었습니다.
  • 졸라맨K 2009/10/14 19:43 #

    이렇게 사는게 가능하긴 하군요;; 이분 다룬 문학이나 영화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있나요?
  • 월광토끼 2009/10/14 19:46 #

    아마 없을 겁니다.
  • dunkbear 2009/10/14 20:01 #

    그런 리고니에가 20세기 미국에서 환생해서 토끼 상징으로
    유명한 모 성인잡지를 창간했다는 후문이... (믿으면 골룸?)
  • 행인1 2009/10/14 20:04 #

    정말 인생의 승리자이시군요.
  • Allenait 2009/10/14 20:05 #

    ..진짜 인생의 승리자군요.....(..)
  • 위장효과 2009/10/14 20:11 #

    마지막 빨간 문구...그거야 말로 진리...

  • 벨제브브 2009/10/14 20:15 #

    아놔...인생적으로, 그리고 남자로서 이거 엄청난 패배감와 열등감이 느껴지는군요...
  • MessageOnly 2009/10/14 20:16 #

    남자의 인생
  • 아빠늑대 2009/10/14 20:26 #

    그를 추종하는 젊고 예쁜 미소녀들 십수명이랑 한집에서 ...
    그를 추종하는 젊고 예쁜 미소녀들 십수명이랑 한집에서 ...
    그를 추종하는 젊고 예쁜 미소녀들 십수명이랑 한집에서 ...

    인생의 승리자... 엄친아...
  • 시쉐도우 2009/10/14 20:58 #

    괘...괜찮은 삶이군요!! ㅠ.ㅠ 이 흐르는 육수가 부러움 때문은 아닐테죠..ㅠ.ㅠ 흑흑흑...
  • ... 2009/10/14 20:58 # 삭제

    매관매직이 성행한 군대에게 정복당한 세계는 더한 막장이었다능????????
  • 네비아찌 2009/10/14 21:23 #

    오오~!!! 진정한 엄친아군요!!! 빨간글씨 부분이 더욱 부럽습니....(마눌님한테 끌려간다)
  • 엘레시엘 2009/10/14 21:38 #

    입지전이라는 단어의 화신과도 같은 인물이로군요.
  • 萬古獨龍 2009/10/14 21:50 #

    그야말로 행운과 승리의 여신이 페어로 붙어있던 승리자로군요..

    마지막까지 할렘이라니...
  • 나아가는자 2009/10/14 22:07 #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다니...정말로 능력+행운 의 사나이군요.
    프랑스는 어떻게 보면 아까운 인재를 경쟁국에게 넘긴 셈이니...
    그나저나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가문을 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함부르거 2009/10/14 22:23 #

    >> 항상 평균 네 명의 여성과 문어다리를 걸쳐 여기저기 오가며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이 구절 보고 '역시 프랑스인!!!'이라고 외쳤습니다.
  • 정호찬 2009/10/14 22:43 #

    뭐 이런 사기급......
  • 드로이드 2009/10/14 22:50 #

    파하하하하하.
  • JOSH 2009/10/14 22:55 #

    같이 참전해서 죽은 사람들의 운을 다 빨아들여 살아남은 자인가.. =ㅁ=

    정말 전투마다의 생존자 % 에 계속 속할 수 있었다는건 대단한 일이군요.
  • 피그말리온 2009/10/14 22:56 #

    제, 제길 엄청 부럽......
  • 효우도 2009/10/14 23:25 # 삭제

    여자관계가 복잡했는데 알려진 사생아가 없었나요?
  • Marcus878 2009/10/15 00:15 #

    다시 태어나면 리고니 장군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ㅜㅠ

    자기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게다가 하렘에 둘러싸여 안락한 죽음을 맞이하다니...

    흠좀무.

    그러나 저러나

    매관매직이 성행한 군대에게 정복당한 세계는 더한 막장이었다능???????? (2)
  • 李相勳 2009/10/15 00:16 #

    인생의 승리자!!! 군인으로서 제대로 성공한 삶을 살았네요.
  • 도시조 2009/10/15 00:21 #

    프랑스 남자의 매력과 대인관계
    영국 남자의 절제와 지력

    이 두개의 합체물이군요....
  • 부전나비 2009/10/15 00:33 #

    이거 실존인물이라는것만 가리고보면 완전 오덕끼가 넘치는 할렘물 라이트노벨인듯(...)
  • 원생군 2009/10/15 00:41 #

    더 설명할 것도 없는 승리자군요
  • leiness 2009/10/15 01:31 #

    일과 사생활 양면 모두에서의 승리자로군요.
    특히 군경력은 완전히 판티지급이네요.
  • 황제 2009/10/15 01:34 #

    역시 프랑스 남자로군.
  • gforce 2009/10/15 02:16 #

    저 시대에 제대로 늙어죽었다는 것만 해도 승리자(...) 하기야, 현대 전에는 일단 병사하는 악독한 threshold를 넘기면 오히려 현대인보다 오래 살기 쉽다고들 하죠 아마.
  • 소시민 2009/10/15 08:15 #

    프랑스 왕 루이 15세는 노장에 대한 예우로 리고니에를 그냥 석방했습니다.

    - 관대한 루이 15세이군요.
  • 엽기당주 2009/10/15 11:13 # 삭제

    음...이 시기를 전후로 프랑스에 보면 먼치킨급의 굇수들이 많은데 왜 일까 고민중입니다.

    나폴레옹 휘하의 평민출신이나 위그노 출신 인재들은 특출날정도로 뛰어난자들이 많던데..

    부르주아나 학자들이 천주교에 반발해서 자기들 종교로 만든게 개신교인걸 보면 흔히 말하는 지식인이나 기술자들이 이 계층에 많았던게 아닐까 싶군요.

    요새야 뭐 기득권 수구보수세력이 되어버렸지만 그때는 나름 첨단을 달리던 신인류? -_-;
  • 엽기당주 2009/10/15 11:16 # 삭제

    아 꼭 다 개신교도라는게 아니라 그런게 이번 글에 나온 장군나으리처럼 간간히 보여서죠.

    천주교도들은 다 무능력자라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들 마시길..
  • 파란양 2009/10/15 12:39 #

    판타지급이라는데 동의합니다.
  • 조이 2009/10/15 13:15 # 삭제

    엄청난 인물이군요..... 문학 작품 주인공인 샤프도 저렇게 잘 나가지는 못했는데.... (프랑스 과부하고 결혼에서 프랑스 농촌에서 그냥저냥 살기-백작이 되어서 미소녀들의 품 안에서 하렘놀이하기... 너무 비교되잖아?) 정말이지 현실이 픽션을 능가하는 사례가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
  • Dr_NB 2009/10/15 23:55 #

    논란의 여지가 없는 승리자 (….)
    붉은 글씨만 보이는건 왜일까요.
  • 뚱띠이 2009/10/16 00:25 #

    붉은 색의 문장에서 웁니다...ㅠㅠ
  • 꽃곰돌 2009/10/16 04:10 #

    핵심은 빨간 줄 ㅠ_ㅠ
  • ­ 2009/10/16 04:18 #

    이것이 승리자...

    단순한 엄친아라고 하기에는 엄친아의 표현력 따위 한참 부족합니다 -_-;
  • 콜드 2009/10/16 05:12 #

    우와!!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다!!
  • 키세츠 2009/10/16 09:43 #

    부러우면 지는거야. 으흐흑. 하지만 내 눈에서 이건..... 땀인가?
  • 디쟈너훈 2009/10/16 10:55 #

    음..내용 잘봤습니다. 헌데 눈에 좀 걸리는게..
    會戰....일본에선 보통 큰 전투를 회전이라 표기하는데...어쨋든 꼭 회전이란 단어를 쓸필욘없다고 보여집니다. 큰 전투를 회전이라고 일본사람들은 표기하지만 그걸 반드시 우리까지 회전이라고 표기할필욘없죠
    뭐 사족&딴지였습니다. 기분나빠하진 마시길 ^^::
  • 월광토끼 2009/10/16 11:04 #

    하는 일/공부하는 분야가 분야다 보니 산병전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회전이란 단어를 자주 쓸 뿐입니다.
  • Mjuzik 2009/10/16 11:54 #

    역사에 길이남을 승리자군요...
  • 무르쉬드 2009/10/16 14:30 # 삭제

    신이 가끔 하는 장난질의 결과물..
  • 바람뫼 2009/10/16 17:47 #

    때로는 현실이 소설보다 비현실적이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목숨을 걸고 최전선에 뛰어들어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았으니 장수와 약간의 환락[…]은 당연한 보답일지도요.




    그래도 부러워요. <-
  • 천하귀남 2009/10/16 21:28 #

    명장중의 명장이군요. ^^;
  • 블랙잭 2009/10/17 03:31 # 삭제

    리고니에나 갈웨이백작같은 프랑스출신 명장들이 신교도편에서 싸운 반면 역시 영국출신 카톨릭 군인들이 프랑스군에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베르위크원수같은 경우죠. 아일랜드여단역시 그런 케이스구요.
  • 블랙잭 2009/10/17 03:33 # 삭제

    루이15세가 풀어준것도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이상한 것이 아니죠. 우습지만 당시의 전쟁의 일종의 신사들이 벌이는 결투랄까 그런 미덕 아닌 미덕이 존재했던 전쟁이었죠. 귀족장교들은 국적이 다르고 적대시하더라도 일종의 연대감이 있어서 한편으로는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합니다,
  • f 2010/02/03 14:18 # 삭제

    인생을 게임처럼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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