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르네 레몽. 역사학에 대하여.



르네 레몽. René Rémond, 1918~2007.

프랑스의 역사학자이자 정치경제 이론가였다.
L'Académie française의 회원이자 교황청 사회과학 연구원의 창립자들 중 한 사람.




"뤼시앙 페브르는 모든 것이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여기에는 가장 영구적이고 시대 변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독립적으로 남게 되는 자료가 포함되며, 우정의 역사가 있으며, 두려움, 감성, 어쩌면 모성애에 대한 역사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에 나는 또한 막시밀리엥 소르의 책인 "인류 지리학의 기반"을 통해서 질병에도 역사가 있으며, 병원균도 길들여지고 계승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엠마뉘엘 르 로이 라두리는 기후에도 역사가 있다고 깨우쳐주었다. 기후의 역사는 그 다양성으로 인하여 인간의 일상 생활에서 우발적인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모든 것에는 역사가 있고, 또한 사람들이 알고, 생각하고, 살았던 모든 것에 대하여 역사적인 접근을 할 수 있으므로, 역사의 탐구 영역은 거의 한없이 넓어진다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되었다."


"역사학은 틀에 잡힌 사고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었고, 어떤 분야의 최고라는 자만심으로부터 막아주었으며, 교조주의와 이데올로기적 파벌성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 또한 역사는 시간의 사슬을 연결할 수 있고, 역사를 틀 속에 가둘 수 있다는 착각과 왜곡의 유혹 및 집단적 존재의 전면적 변화에 대한 매혹으로부터 나를 면역시켜 주었다. 역사는 내게 상황의 다양성, 인간과 상황의 복잡성, 사건의 우연성과 이성적 논리가 아닌 시간의 논리를 가르쳐주었다."


"진정한 역사가란 폭 넓은 지식으로 열정을 식히지 않고, 명석함과 친근감, 엄격성과 열정을 서로 연합시킬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역사는 인간의 인내력, 억압에 대항한 저항력, 자유에 대한 절대적 집착, 초월적 가치에 대한 신념을 드러내는 용기를 내게 알려주었다. 지식의 세계로부터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 다음의 옛 격언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역사를 정의해 준다. [역사는 진리의 교사이자 지혜의 분배자이며 삶의 주인이다.]"



출처:

레몽, 르네. "동시대의 역사". 나는 왜 역사가가 되었나 Essais d'ego-histoire 피에르 노라 엮음. 이성엽, 배성진, 이창실, 백영숙 옮김. 에코 리브르 출판. 2001. p.367~434




역사학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나는 왜 역사가가 되었나"를 꼭 한번 읽어보자.

모리스 아귈롱, 피에르 쇼뉴, 죠르쥬 뒤비, 라울 지라르데, 쟈크 르 고프, 메쉘 페로, 르네 레몽
이 7인의 역사학자들의 자전적 에세이들을 담은 책이다.

어쩌면 역사보다도 더 매력적인 것은 그러한 역사를 바라보고 써내려온 역사학자들의 문제인식과 여정이다.



ps. 프랑스에서는 1987년에 출판되었고, 한국에 번역돼 출간된 건 2001년.
오늘날 서점에서는 구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덧글

  • 엽기당주 2009/10/19 10:17 # 삭제

    역사를 배우고 나서 주로 듣는 질문.

    '너 사학과지? 선덕여왕 저 드라마에 나오는 저 사건이 진짜야?'

    .
    .
    .

    저런 질문은 차라리 고등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더 좋겠죠. 그리고 구라로 점철된 드라마에서 진시를 찾느니 삼국사기를 보면서 오탈자를 찾고 말죠...

    주변 사람들을 보면 역사를 배우는게 고등학교때처럼 사건을 줄줄 외우는걸 좀 더 전문적으로 외운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상당히 무시를 하죠. (그런건 그냥 외우면 된다는 식..)

    주로 배우는건 어떤 주제에 대해 접근하는 시각과 분석방법을 배우는게 주인데 말이죠.

    전 95학번이라 졸업한지가 상당히 되었는데 사학으로 돈을 벌 수 없다보니 돈을 좀 만지는 애들이 노골적으로 무시하는게 느껴지는군요. 그따위 돈도 안되는게 뭐가 중요하냐.. 이러면서

    하지만 전 뭐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자들이 블로그에서 파시즘적 발언과 태도를 일삼으면서 진보입네~ 하는걸 보면 차라리 역사를 배우고 가난한게 좋은거 같군요.

    뭐 사실 가난하지도 않지만.. -_-;
  • 초록불 2009/10/19 11:28 #

    좋은 책이죠.
  • Allenait 2009/10/19 13:27 #

    2001년에 나왔다라.. 헌책방이라도 한번 찾아봐야 할것 같군요.
  • 들꽃향기 2009/10/19 19:17 #

    "역사는 내게 상황의 다양성, 인간과 상황의 복잡성, 사건의 우연성과 이성적 논리가 아닌 시간의 논리를 가르쳐주었다."

    -> 이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추천 잘 받고 갑니다.
  • 2009/10/25 14:2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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