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크로우 -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 (2010)


개봉일인 5월 14일이 어느새 훌쩍 다가온 Robin Hood.

'제 2' 예고편이 불과 며칠 전에 새로이 나왔기에 올린다.



십자군 전쟁에 기사로 참여하고 돌아온 러셀 크로우. 그는 왕에게 충성해야 하는 봉건적 가치에 대한 회의와 함께 폭압적 전제군주인 존 왕의 악정에 대항해 혁명을 결의하고 '로빈 롱스트라이드'의 이름으로 반란을 일으킨다.

....물론 실제 역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진실성이라고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난 리들리 스콧식 영상미와 그가 풀어내는 대하물에서 풍겨지는 그 시대상에 적합한 '분위기'가 정말 좋다.
'킹덤 오브 헤븐'도 마찬가지였다. 이블린의 발리앙의 이야기와 그의 예루살렘 수성전은 영화에서 묘사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그 십자군 시대 예루살렘과 무슬림들에 대한 공정한 묘사만으로도 그 영화는 상찬을 내림이 합당한 작품이다.

그리고 러셀 크로우란 배우가 가지는 이미지는 전통적인 로빈 후드의 이미지 - '날렵한 의적' 보다는 '정의의 수호기사'적인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에 적합하며, 그렇게 해서 재해석 될 로빈후드 전설의 모습이 인상적일 것 같다. 그리고 소위 '귀족들의 반란 Baron's Rebellion'이라 일컬어지던 존 왕 치세의 내전기 요소도 '셔웃 숲 의적단'의 전설과 함께 섞여서 보여줄 것 같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잉글랜드의 존 왕이 가지는 전통적(그리고 민담적) 전형성으로 가득한 인물상이 여기서도 그대로, 아니, 오히려 더 확대포장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것. 실제 역사 속의 존 왕은 훨씬 더 복합적인 면모를 갖춘 사람이었다. 존 왕은 정말 폭압적 독재자였는가? 정말 나쁜 군주였던 건 그 형 리쳐드였지, 존은 그저 열심히 해보려고 했음에도 실패했을 뿐인, 되려 동정을 받아야 할 슬픈 인물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의문을 표현해주는 영화나 매체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걱정되는 점이 하나 있다면, 리들리 스콧의 영화에서 가끔씩 보여지는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찬미가 격없이, 시대상에 맞지 않게 외쳐지는 것이 영화의 질을 깎아먹지는 않을까 하는 것. '글래디에이터'의 마지막에서 로마제국은 전제군주정을 버리고 민주주의로 회귀할 것이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실소하지 않은 사람은 로마 역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사람일 것이다. 이 신 '로빈 후드'에서도, 로빈 훗이 목청 높여 외치는 '프리덤'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지나 않을까.

덧글

  • 정의수호기사 2010/03/16 10:54 #

    러셀이랑 비슷한 이미지라...
  • FELIX 2010/03/16 11:01 #

    이게 무슨 로빈후드야!!!
    스토리는 창작이라도 로빈후드가 가진 컨텍스트는 지녀야 하는데 이건 뭐 글라디에이터2편이로근영.
  • 네비아찌 2010/03/16 11:03 #

    리들리 스콧의 로빈후드라니 기대되네요.
  • 미트볼 2010/03/16 11:08 #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나쁜놈 이미지가 한번 찍히면 그 이미지는 변할 수가 없는 거죠...
    (보여드릴 게 있는데 엠에센에 들어오질 않으시니 -_-; 기다리고만 있어요)
  • Allenait 2010/03/16 11:48 #

    하기야 리처드가 더 나쁜놈이긴 한데.. 존은 어찌보면 불쌍하더군요. 이미지가 참..
  • 오제영 2010/03/16 12:15 # 삭제

    글래디에이터의 마지막 공화정 복고 선언은 웃겨서 정말 어이가 없었죠.
  • 조이 2010/03/16 12:22 # 삭제

    러셀 크로우의 로빈 후드라..... 이전의 로빈 후드 이미지와는 너무 달라서.... 의외로 참신한 작품일지도...
  • windxellos 2010/03/16 12:39 #

    킹덤 오브 헤븐은 재미있게 봤었죠. 다만 뭐랄까, 예루살렘 수성전의 경우 적어도 아는 한도
    내에서는 영화보다 실제의 발리앵 쪽이 훨씬 더 소위 '폼'이 났던 듯한 인상이었는데 영화가
    오히려 좀 죽여놨다는 느낌이 드는 점이 미묘했었지요.(므음)

    러셀 크로우의 로빈 후드는... 음. 일단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마음 속에서 가지고 있었던
    로빈 후드의 이미지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어서 미묘하군요. 과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 상처자국 2010/03/16 13:58 #

    후리이이- 덤--!!
    랄까 옛날의 로빈 후드도 재밌게 봤었는데. 이것도 미묘한 기대감이..
  • 하늘나늬 2010/03/16 15:05 # 삭제

    러셀 크로우... 이미지는 차라리 사자심왕 리처드에 더 어울릴거 같군요.
  • BlueMoon 2010/03/16 16:04 #

    그냥 판타지영화 하나 나왔다고 생각하면 되죠. ^^
  • 흑태자 2010/03/16 16:39 #

    옛날 로빈후드가 그 캐빈 코스트너 나왔던 거였죠

    이번건 이번거 나름대로 볼만 하겠네요 흐흐흐
  • 萬古獨龍 2010/03/16 22:20 #

    재밌을 것은 같으나 로빈후드에선 글쎄요....

    덧. 그리고 아마도 미국식 민주주의와 영웅주의는 안빠질 듯합니다. 넵.
  • 드로이드 2010/03/17 17:56 #

    시대 배경만 보면 킹덤오브헤븐과 큰 시간적 차이가 없는데.(...)
    소품 그대로 쓰겠구나 + 크로스하면 웃기겠다는 잡생각 중.
  • 행인1 2010/03/18 11:09 #

    아아 불쌍한 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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