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에 반하는 이익에 관하여

“우리의 문명은 경쟁에 기반을 둬 왔고, 그리고 경쟁이란 그 자체로 범죄행위들을 포함해 왔다. 경쟁사회에 대한 우리의 격정적 애정과 선망은 이기주의를 거의 광기의 영역으로까지 치닫게 했다. 우리는 우리가 ‘사업’이라고 부르며 정당하다 여기는 행위가 실은 거짓말과 도둑질, 살인의 행위와 다름 없음을 지적하는 자성과 도덕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두가지의 사회적 힘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그 중 개혁의 힘은 언제나 약한쪽, 지는 편이었다.

우리는 개인의 이기적 이익추구가 정당하고 자주적인 삶의 방식이라 규정해와다. 우리는 이익을 쫓아 다툼을 벌이는 것이 세상의 부를 다루는 공평한 방식이라고 가르쳐왔다. 사회적 강자에게 그의 이웃을 파멸시킬 수 있는 권리와 힘을 주는 이 원리의 근본을 공격하지 않고서는 이 체제 자체를 비판할 수 없다. 그리고, 힘 있는 자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지는 이 체제 자체를 부정하기 전에는 우리는 스스로를 문명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사회의 모든 것 –지금껏 해온 대로 이웃을 밟고 위로 올라서기를 촉구하는 노래, 문화, 광고문구, 전반적 대중의 인식 전체를 바꾸기 전에는 진정한 개혁을 일궈낼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변혁을 위해서는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들이 공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모든 것의 기본 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고, 1등이 취후까지 남아 모두를 위해 힘쓰며, 최약자라도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며 강자의 도움도 바랄 수 있는,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그리하여 가장 가난한 자도 굶지 않고 가장 약한 자도 보호받을 수 있는, 그렇게 모두가 교육받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논리를 – 받아들여 인정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전까지는 이 소위 ‘강자’라 하는 부패한 존재들을 만들어내는 이 약육강식의 세상을 바꿀 수 없다.”


-1894년, 헨리 데마레스트 료이드.
Henry Demarest Lloyd, “Wealth Against Commonwealth” 中.


(직역이 거의 불가능하고 문장을 길게 늘이기 좋아하는 ‘전근대적 문어체’ 영어였기에 의역을 매우 많이 했으며, 따라서 문장이 혹시 이상하게 느껴지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의 시간대는 미국에 있어 물질 만능주의와 무제한 자본주의, 사회적 다윈주의가 극에 달한, 모든 것이 ‘부의 힘’에 찌들어 있던 시대였고 사회였다. 마크 트웨인이 자기가 살던 그 미친 시대를 ‘도금된 시대Gilded Age’라 명명한 것은 아주 적절한 표현이었다. 그 ‘도금된’ 표면에서 부에 취한 이들이 흥청망청거리는 동안 그 밑에서는 수많은 노동자와 하층민들이 가난과 굶주림으로 스러져갔다. 그러나 그런 시대와 사회의 논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사람들과 그들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했다. 그런 목소리들과 사회의 injustice에 항거하는 사람들의 힘이 합쳐져 테디 루즈벨트의 대에 오면 Anti-Trust 법안이 통과될 정도가 (그것의 힘이 얼마나 눈가리고 아웅이었냐의 여부는 제쳐놓는다면) 될 수 있었다.


헨리 데마레스트 료이드는 19세기 후반 미국의 언론인이었다. 1872년에 스물 다섯의 나이로 시카고 트리뷴The Chicago Tribune지에 입사한 후부터 그는 기업 비리와 정경유착들을 밀착 취재해 폭로하거나 격렬하게 비판하는 글들을 써왔다. 그 중 특히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의 폭압적 경영에 대한 비판이 빛난다. 50의 나이를 넘기고서도 여전히 거의 몽상적일 정도의 이상론과 사회정의구현을 설파하는 그에게서 존경심과 더불어 이뤄지지 못할 이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1847년 5월 1일 ~ 1903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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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행인1 2010/05/02 17:37 #

    트러스트 규제는 테디 루즈벨트 이전에도 몇차례 시도된바 있었지만(예: 주간州間통상법안)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는군요.
  • 월광토끼 2010/05/04 08:57 #

    트러스트 회장들이 대통령보다 권력이 컸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 들꽃향기 2010/05/02 18:51 #

    잘 읽고 갑니다. ^^ 그래도 세상이 강자만의 전제로 파멸하지 않고 계속 굴러가는 것은 저런 분들의 헌시닝 있기 때문이겠지요...ㄷㄷ
  • 월광토끼 2010/05/04 08:57 #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회에는 저런 언론인들이 더 필요한데...
  • Allenait 2010/05/02 20:39 #

    대단한 사람이었군요
  • 월광토끼 2010/05/04 08:58 #

    결국 이뤄낸 건 많지 않았기에 '대단하다'고 까지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언론인의 귀감인 건 확실합니다.
  • 아늠 2010/05/02 20:57 #

    이뤄지지 않을 꿈을 품는 일의 소중함을 얻고 갑니다.
  • 월광토끼 2010/05/04 08:58 #

    이상이란 아무리 헛되더라도 아름다운 것이니 말이지요.
  • 소시민 2010/05/02 22:03 #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은, 그렇기에 조금이나마 이에 가까워 지기 위해 영원한 노력이 필요한

    이상이죠. 잘 읽고 갑니다. ^^
  • 월광토끼 2010/05/04 08:59 #

    다만 저 이상을 잘못 해석하여 공산 독재 체제를 꿈꾼다면 그것도 최악의 결과지만..
  • dreamygirl 2010/05/03 03:00 #

    우왕굳! ~.~
  • 월광토끼 2010/05/04 08:59 #

    ^^;
  • 상처자국 2010/05/03 11:05 #

    으음.. 요즘 이런 주제를 보면 두통이..;
  • 월광토끼 2010/05/04 08:59 #

    왜?
  • 네비아찌 2010/05/03 15:42 #

    그리고 20세기에 로이드가 바라던 세상을 만들겠다고 나선 자들은 자기들이 다스리던 땅을 더욱 혹독하고 차가운 땅으로 만들어버렸지요. 만감이 교차하는 일입니다.
  • 월광토끼 2010/05/04 08:59 #

    쏘비에뜨 말씀이신가요?
  • 네비아찌 2010/05/04 09:45 #

    소비에트연방, 중화인민공화국, 독일민주공화국........그리고 우리의 북조 등등 말씀이지요.
  • leopord 2010/05/03 15:49 #

    언론인의 귀감. 잘 읽었습니다.
  • 월광토끼 2010/05/04 09:00 #

    네, 말씀하신대로 정말 언론인의 귀감.
  • 명랑이 2010/05/03 20:04 #

    테디 루즈벨트라면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연설도 한번 언급을 해 주시는 것이...
  • 월광토끼 2010/05/04 09:00 #

    관련 없습니다만.

    전 시오도어 루즈벨트를 말한 것이고, 명랑이 님은 그 30년 후 집권하는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생각하신 것 같군요.
  • toRoad™ 2010/05/15 15:05 #

    잘 읽고 갑니다.

    사회에 대한 모범적인 기준으로서의 몽상가는 필요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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