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미 워싱턴 주의 신생대 지층과 화석들

첫 날에는 채석장과 점토 채취장에 가서 파해쳐진 지층과 부서진 돌들을 보고, 둘째 날에는 길가에 드러난 지층들을 보고.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들까지 차타고 달리며 한 십여군데에서 멈춰서 등산하고 관찰하고 설명듣고 화석 찾고 그런 작업을 했는데 정말 온 몸이 녹초가 되겠습니다. 황금같은 주말이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보고 온 지층들 거의 대부분이 Cenozoic Era의 Eocene Epoch(신생대의 에오세/시신세) 중반, 그러니까 4천 5백만년 전 형성된 것들이라고 합디다. 발굴한 화석들도 다 그 때 즈음 생성된 것들이고.




채석장. 여기서 나오는 돌들은 대부분 Arkosic Sandstone (적갈색 사암?) 인데 윗부분에는 Shale과 함께 Coal이 많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석탄이 많다는 것은 화석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망치 또는 곡괭이를 주고 화석을 찾게 하더군요. 대부분은 나뭇가지 화석이나 나뭇잎 화석들인데, 갯지렁이(?)들이 잔뜩 들어있는 화석도 있더군요. 사암은 주로 강가의 퇴적층이 쌓여 형성되고, 여기서 나온 화석들과 주 된 암석들의 상태를 볼 때 이곳이 '숲 속에 있는, 물살이 느린 강'이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긴 점토 채취장.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에 군데 군데 벽돌 조각들도 흩어져 있더군요. 저 포스 있어 뵈는 할아버지는 가끔씩 수업 할 때 나와서 강의 하기도 하는 지질학자 분인데, 아주 노련한 솜씨로 화석들을 찾아 내시덥니다. 여기 점토층은 형성된지 3천만년 정도 되었다는데 화석들 상태가 무척 안좋더군요. 식별 가능한 화석은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전부 다 '탄화 된 무언가'Carbonified 'stuffs'. 낙엽이 쌓여서 뭉쳐지고 뭉개진 상태로 화석이 된 모양입디다. 이 지역도 강가였다고 하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Cross-bedding (검색해보니 이걸 한글로는 사층리? 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 그 증거랍니다.



아래는 둘째 날 찍은 것들인데..



이 사진들에서 검은 바위들은 모두 Basalt. 현무암들입니다. 위 두개는 물 속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으로 생성된 지층이 지각변동으로 해수면 위로 밀려나온 (첫번째) 경우와 해수면이 낮아져 드러난 경우 (두번째)이고, 마지막에 높이 산 위에 조각 조각 갈라진 현무암들의 경우는 캐스캐이드 산맥 생성시 흘러나온 용암이 지면에서 굳은 경우. 세번째 사진은 사실 두개의 서로 다른, 그리고 불연속적인 지층이 맞닿아 있는 사암층. 중간 시간대에 생성되었어야 할 지층이 없습니다. 이런걸 Unconformity라고 부르더군요. 한글로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강가인데, 강 양변에 걸쳐 에오세 중반에 퇴적된 사암층이 있고, 해양생물의 화석이 엄청나게 풍부한 곳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4천 5백만년 전 여기는 깊은 바다였다는 거지요.





첫날 채석장에서 줏어온 화석:


나뭇잎 화석입니다.



둘째날 강가에서 줏어온 화석:



그냥 돌덩이? 잘 들여다보면 화석이 무려 네개나 박혀있는 돌덩이입니다.

[작은 바다달팽이의 일종]

[바다달팽이의 일종과 조개]

[조개의 Trace Fossil. (생흔화석)]



워싱턴주는 미국의 서북단에 위치해 있는데, 그 중 캐스캐이드 산맥 서쪽 지역은 신생대 전까지는 존재치도 않던 곳이었고, 신생대에 바다 속에서 점점 위로 올려진 곳이랍니다. 그리고 뭍이 된 후의 지형도 굉장히 강이 많았기에 이렇게 식물의 화석 또는 해저 생물체의 화석들은 많아도 육상 척추동물의 화석은 거의 없다는군요.

공룡의 화석? 애초 중생대 지층이 없는 곳이기에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으로 넘어가야 중생대 지층이 있다는데 연구가 시작된 이래 아직껏 워싱턴주에서 공룡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는군요.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자기가 학부생 시절에 몬타나주에 가서 현장 탐사를 하는데 걷다 힘들어 앉아 쉬는데 뭔가 굴러다녀 주웠는데 뭔지 몰라 조교한테 물으니 그게 아파토사우루스Apatosaurus 갈비뼈였을 정도로 좀 동쪽의 주들에는 흔한게 공룡 화석이라는군요. 하지만 공룡을 연구하려면 워싱턴주는 전혀 좋은 곳이 아니더라, 이런 얘기.


아무튼. 이 현장학습 일정 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끼니는 Jack In the Box, Burger King, McDonalds, Wendys. 다 패스트푸드 버거들로 때웠습니다. ㄱ-

앞으로 몇주간은 버거라면 보기도 싫을듯


아이고 삭신이야.

...이런데도 쉴 틈도 없이 내일은 월요일이고 아침 9시부터 학교가서 오후 2시 20분까지 한숨도 쉬지 못하고 수업의 연속일 것을 생각하니 아주 죽겠습니다. 죽겠어. 아으.

덧글

  • Mr 스노우 2010/05/03 15:53 #

    아아 정말 멋지군요. 저도 이런 현장학습 한번 해봤으면 좋겠네요.
  • 월광토끼 2010/05/04 08:43 #

    저도 이런 경험 다시 할 수 없겠지요...
  • 질럿 2010/05/03 16:11 #

    워싱턴으로 옮기셔서 재미나게 살고 계신듯합니다.
    저는 1평짜리;; 공부방에 갇혀사는데 말입니다..
  • 월광토끼 2010/05/04 08:43 #

    ;; 죄송합니다;
  • 아브공군 2010/05/03 17:05 #

    Unconformity 는 우리나라 말로 '부정합' 입니다.
  • 아브공군 2010/05/03 17:06 #

    워싱턴 주에 공룡뼈가 씨가 마른 것은 아마도 로키산맥때문일지도.... (융기하면서 다 부서져 버린....)
  • 월광토끼 2010/05/04 08:44 #

    아하. 부정합이군요. 로키 산맥과는 별개로 애초에 중생대에는 워싱턴 주에 해당하는 지역 자체가 없었다는군요.
  • 터미베어 2010/05/03 17:07 #

    이야...저런 현장학습좀 해보고싶..
  • 월광토끼 2010/05/04 08:44 #

    저도 다시 할 일은 없을 듯 하니 이 경험의 기억을 오래 간직해야겠습니다.
  • Allenait 2010/05/03 17:15 #

    저도 저런 현장학습좀 해보고 싶어요..
  • 월광토끼 2010/05/04 08:45 #

    그런데 사실 미국 대학들에서도 저런 현장학습들은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입니다. 대학들이 다들 돈이 없다면서 자연과학/인문학 예산들을 다 칼같이 짤라버리고 있어서...
  • Lucid 2010/05/03 17:51 #

    unconformity가 아마 부정합이 맞을 겁니다. 저도 오랜만에 수능 볼 때 생각이 나는군요. ^^
  • 월광토끼 2010/05/04 08:46 #

    수능 문제에도 나오는거였군요;;
  • 긁적 2010/05/03 18:19 #

    와우 좋군요.
    사학과는 이런 재미가 있네요 ㅋ
  • 월광토끼 2010/05/04 08:47 #

    사학과와 아무런 관련도 없습니다만;

    전 그저 실험 과정이 있는 과학 수업을 하나 이상은 들어야 하는 교육과정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은 과학 과목.... (억지로 듣긴 했는데 의외로 재밌긴 합니다)
  • 긁적 2010/05/04 16:51 #

    헐 =_=;; 사학과 친구들 답사나가는거랑 비슷한 종류인걸로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보군요.
    여튼 남은 수업도 즐겁게 들으시기를 :)
  • dreamygirl 2010/05/03 18:36 #

    우왕~.~ 재미있었겠다!! 님 힘드실테니 몬스터+레드불 고고씽 ㅋㅋㅋㅋ
  • 월광토끼 2010/05/04 08:47 #

    말씀은 감사하나 몬스터/레드불 먹고 명줄 단축할 생각은 없슴다 ㅎㅎㅎ
  • 천적군 2010/05/03 18:55 #

    고등학생으로선, 정말로 흥미로운 광경입니다 ㅠㅠ
  • 월광토끼 2010/05/04 08:47 #

    대학생으로서도 참으로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 萬古獨龍 2010/05/03 19:17 #

    어... 엄청 부럽슴돠아....ㅜㅅㅜ乃
  • 월광토끼 2010/05/04 08:50 #

    ^^;
  • 쿠로이치 2010/05/03 19:35 #

    땅만 발로 툭툭 파도 화석이 나오다니, 정말 꿈의 공간이군요 므허...
  • 월광토끼 2010/05/04 08:51 #

    그 정도는 아니고.. 망치로 지층을 좀 많이 뽀사버려야 좀 나오는 정도인데, 제가 운이 좋았지요.
  • 계원필경 2010/05/03 23:28 #

    저는 할아버지 묘소에 갔다가 나뭇잎 화석을 주운 적이 있죠...(사실은 청동기 시대 유물이 나오기를 바랬건만... 어!?)
  • 월광토끼 2010/05/04 08:51 #

    ;; 청동기 시대와 화석이 생설될만한 지층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 로크네스 2010/05/04 01:02 #

    으아아아아 화석이 굴러다니는 곳이라니 천국이다....
  • 월광토끼 2010/05/04 08:52 #

    한국에서도 지층 좀 파면 신생대 화석 정도는 금방 금방 나올텐데요...
  • 효우도 2010/05/04 01:34 #

    지질학 관련과목도 수강하시는가보군요.
  • 월광토끼 2010/05/04 08:52 #

    네, 그렇습니다. 지사학(Historical Geology)를 억지로 선택, 그러나 즐겁게 수강 중입니다.
  • 아브공군 2010/05/04 13:05 #

    화석 나올만한데가 한국에선 강원도 (고생대), 남해안 일대 (백악기), 그리고 포항일대 (3~4기)정도.....
  • 구이 2010/05/04 17:29 #

    현장학습 재밌겠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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