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aps interest me and I like them"




제 26대 미 합중국 대통령 시오도어 '테디' 루즈벨트는 백인 우월주의자였으며 인종차별주의자였고 또한 제국주의자였다. 그는 세상을 지배할 권리는 오로지 우수한 백인, 그것도 앵글로 색슨계 백인에게 있다고 보았다. 그는 비-코카시안계 인종들을 모두 우습게 보았고, 이런 점에서 아시아는 그저 우수한 백인종이 다스려야 할 피지배지에 불과했다. 그런데 러시아-일본 전쟁에서 일본이 압승을 거둘 때 양국을 중재해 종전협상을 유도하고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도 이 루즈벨트다. 그는 일본을 존중했다.

그의 황인종에 대한 경멸적 시선에서 일본만은 예외였다.

주미 영국대사이자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가 된 영국인 세실 스프링-라이스 경에게 쓴 편지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the Japs interest me and I like them" (쪽바리들은 아주 흥미로운 자들이고 난 그들이 마음에 들어)

또 다른 친구에게 쓴 편지에는 이렇게 적었다.

"The Japanese, are a wonderful and civilized people who are entitled to stand on an absolute equality with all the other peoples of the civilized world." (일본인들은 아주 훌륭하고 문명화되어 세계의 다른 어떤 문명인들과도 동등하게 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루즈벨트에게 있어 일본인은 그저 피부색, 신장, 그리고 눈 크기만 다를 뿐 앵글로 색슨과 동등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성실하고, 규율이 엄격하고, 정돈되어 있고, 그리고 제국주의적으로 공격적인' 특성들을 갖추고 있었기에 '우수한 인종' 중 하나였던 것이다. 제국주의자는 다른 제국주의자의 '존중'을 받게 된다. 그래서, 단순한 국제외교정치적 의미 외에도 미국은 일본의 만주와 한반도 점유권을 'Fellow Imperial Power'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도 인정하고 협력한 것이었다.

이런 그가 이승만을 백악관에서 접견하는 동안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거짓말을 하고, 바로 그 순간에 태프트가 가쓰라를 만나러 항해하고 있었으니...



(뭐 그렇다고 그래서 그가 악인이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주 정열적이고 목적의식 투철한 애국자였으며 자수성가한 만능 노력파 천재이자 환경보호론자이고 그 '도금시대'의 끝에 선 대기업 규제론자이며 20세기 초 미국을 번영으로 이끈 카리스마틱한 지도자임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인간적 매력이 넘처나는 무척 재미난 사람이었다. 다만 미국인 아닌 사람이 보자면 그저....)



발언 출처:
Halberstam, David. The coldest winter: America and the Korean War. New York: Hyperion. 2007.
Zimmermann, Warren. First great triumph: how five Americans made their country a world power.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2002.

덧글

  • 반쪽사서-엔세스 2010/06/05 10:15 #

    간단하게 말하자면 미국인에게는 훌륭한 사람, 우리 나라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었던거군요.
  • 피그말리온 2010/06/05 10:30 #

    일본인들이 바라던 자국의 이미지였겠네요....
  • fatman 2010/06/05 10:30 #

    그 시절에는 동북아시아에서 그나마 나라 같은 나라(러시아도 발릴 정도로...)는 일본이 유일하고,
    중국이나 한국은 뭐 안습 그 자체인지라, 어찌보면 저런 시각이 당연할지도 모르지요.
  • 슈타인호프 2010/06/05 10:38 #

    제가 처음 본 사진 속의 테디 루스벨트는 아프리카에서 쏘아 잡은 영양 위에 올라타고 있었지요(...)
  • 계원필경 2010/06/05 10:41 #

    일단 코카서스계(러시아)를 이겼으니 그와 같거나 오히려 더 나은 상대라고 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Allenait 2010/06/05 10:48 #

    하기야 그때 동북아에는 일본만한 국가가 없었으니 말이죠. 러시아와 싸워 이기기도 했으니.
  • 검투사 2010/06/05 11:44 #

    이 양반의 왈가닥 딸이 민비의 묘에서 난리쳤더라는 이야기의 뒤에는 이런 사실이 있었던 것이군요. -ㅅ-

    뭐~ 넬리 블라이가 중국과 일본을 비교해서 쓴 글을 보면 대략 이 양반이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만... -ㅅ-
  • 초효 2010/06/05 11:51 #

    너님이 칭찬한 그 Japs가 나중에 댁네 뒤통수를 쳤는 뎁쇼...
  • 행인1 2010/06/05 11:54 #

    여담인데 나중에 태프트는 태디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됩니다.(그리고 재선하려고 나왔다가 대학 총장 출신 윌슨에게 박살납니다)
  • 쿠로이치 2010/06/05 12:12 #

    한국 근대 정치사 시간에서도 잠깐 포스팅과 같은 언급을 교수님께서 하시더군요, 동창중에 일본 유학생들이 많았던가, 그래서 일본 정계에 연줄이 장난이 아니었다던가..... 여튼 정치는 연줄입니다(.)
  • 들꽃향기 2010/06/05 12:49 #

    만일 테디가 RPG를 한다면 적입은 역시나 사냥꾼...(켈룩)
  • DOSKHARAAS 2010/06/05 13:03 #

    유도도 직접 배우고 했으니까요.
  • Mr 스노우 2010/06/05 14:31 #

    누구에게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시대에 따른 한계는 있는 법이지요.
  • 십니까 2010/06/05 15:39 #

    정말 일본이 기대하는 이미지 그대로...
  • 소시민 2010/06/05 18:31 #

    비슷한 인종이지만 문명 세계의 밑바닥인 터키보다 황인종인 일본이 더 문명 세계의 일원으로 알맞다

    라는 말도 했었죠...
  • gforce 2010/06/05 19:28 #

    시대가 시대니만치=ㅅ=
  • 허리가아프군 2010/06/05 19:37 #

    그런데 어쩌다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선 인디언 여성분이랑 사랑에 빠지셨누...
  • 2010/06/05 20: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05 20:2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reamersFleet 2010/06/05 22:06 #

    제가 읽은 책에서도 테오가 아프리카 속담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그랬던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요.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말까지 잘하면 만사오케이라던가?
  • 하이텔슈리 2010/06/06 10:39 #

    현재는 진보적이고 시대를 앞서갔다고 생각되는 인물도 인종차별을 당연시한 사람이 많죠. 웰즈가 인종간의 차이를 당연시한 걸 알고 좀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보자면 "시대의 한계"겠죠.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면 문제있어보이지만 당시는 "그나마 더 나은" 경우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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