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과 무관히 내 멋대로 해보는 2010 이글루 결산

시스템이 측정해주는 걸로 쓰면 너무 재미없지 않습니까. 아 그래요 2010년 난 역사 밸리에 백 수십개의 글을 썼고 나머진 게임과 음악 밸리에 각각 60여개씩 썼지요. 그런거 말고 제 스스로 결산을 해 볼까요.

어디보자. 2010년에는 18-19세기 영국의 군대에 대한 굵직한 장기 연재 포스팅들을 세 시리즈나 썼습니다.

일단 근 2년에 걸쳐 질질 끌던 이베리아 반도 전쟁사 (1809~1814)를 완성지었지요. 그리고 그 반도전쟁의 주역인 당시 영국군의 구조와 개혁에 대해 썼지요. 또 한편으로는 18세기의 그 유명한 영국 해군이 어떻게 단순한 사략선단에서 최고급 정규 해군이 되었는지에 대해도 설명했습니다.


그 외에도 제 스스로 나름 유익했으리라 자부하는 포스팅들을 몇 개 더 썼지요. 한 11개만 뽑아 볼까요?

1.
마크 트웨인의 표현에 의하면 '금칠 시대'라고까지 불리우던 천민자본주의와 노동자 탄압으로 가득하던 19세기 말 미국에서, 일리노이주의 주지사로서 인권을 옹호하며 용감히 활동했던 존 피터 알트겔드에 대한 글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이런 사람은 정치인 뿐 아니라 누구라도 본받으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2.
그리고 왜 시오노 나나미식의 키케로 비하적 사관이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 그런 인식의 원류가 어디 있는지를 한번 알아보는 글도 썼지요. 독일의 테오도어 몸젠의 덕이고, 그 몸젠은 또 자기가 살던 사회와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그런 생각을 한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에 대해 더 자주, 많이 글을 썼더라면 좋았을 것을. 내년에는 그리 해야겠습니다.

3.
고대 로마사 부분에서 또 쓴 글이 있는데, 이건 대단히 가부장적이던 고대 로마 공화정 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그 가부장적 체제에 대항했는가를 묘사한 것이지요.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과 전쟁 사건들이 주로 주목받는 공화정 로마사의 와중에서도 대단히 주목해볼만한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4.
그리고 그 '민주주의 사회'였다는 고대 아테네에서 그 직접 민주정이 어떻게 중우정으로 변질되어 폐해를 끼쳤는가를 보여주는 글도 썼지요. 이런 면모를 보자면 '체크 앤 밸런스'가 제대로 동작하는 균형잡힌 간접 민주제가 가장 이상적인 체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지 않겠습니까?

5.
한편 '청소년을 보호하자! 그들의 순수함을 보호하자!'는 구호아래 행해지는 검열과 그러한 인식의 기반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되짚어보는 글도 썼습니다. 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지내야 할 소년 소녀들을 지나치게 얽매고 있는게 아닐까요. 또 그러한 순수성 보호라는 개념이 다분히 근현대적인 '신개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앞서 말한 '순수성'을 타락시키는 '사악한' 존재의 역할에는, 인류 사회에 있어서 대부분 '성욕'이 지목되기 마련입니다. 그 성욕으로 인해 자연히 생성되는 몽정과 그러한 성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화적 존재, '서큐버스'가 사회와 문화 속에서 어떻게 역사적으로 변화되어 왔는가에 대해 탐구해 보는 글, 저는 참 재미있게 썼는데 읽은 분들도 재밌으셨으려나요.

7.
나머지 글들은 영국사 쪽에서 뽑아 봅시다. 성 토마스 모어와 성 토마스 베켓, 두 성자는 영국의 역사에 있어 비슷한 일과 비슷한 배경 아래 대단히 큰 족적을 남긴사람들입니다. 그 둘과 영국 내 교회 권력의 변화를 엮어서 설명해 보자는 생각이 둘의 같은 이름 (토마스)을 보자 번뜩 뇌리를 스쳐 써내려간 글이 나름 유익했었기를 바랍니다.

8.
그리고 웨일즈. 흔히 유나이티드 킹덤 오브 브리튼을 구성하는 4지방 - 북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잉글랜드- 중 하나로 손꼽힘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과 대외 인지도가 가장 낮은 곳이죠. 그곳이 어떻게 연합왕국의 일부가 되었고, 또 그랬음에도 어떻게 그곳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해 왔고, 유지하게 되었나를 설명하는 글을 썼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웨일즈인들의 발음이 대단히 시적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흥미가 동했기에 공부해 본 것이기도 합니다.

9.
영국 명예혁명은 영국 의회파가 그 긴 왕권과의 대립 끝에 승리하고 주된 권력을 차지하게 된 근간을 마련하는 사건이지요. 그 명예혁명 발발의 배경에는 한 대학이 있었고, 그 대학의 학장 임명을 둘러싸고 부당한 왕명에 항거하는 학자들의 투쟁이 있었습니다. 흔히 '명예혁명'의 일부로 뭉뚱그려져 취급받는 그 사건을,토머스 칼라일의 고전적 서사를 통해 집중 조명해 보았습니다.

10.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 당시 영국 정치권의 진보세력이 어떻게 그 국외의 혼돈을 받아들이고, 대처하여, 또 그것이 영국 정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서술하는 글도 썼습니다. 이것이 현대 정치권에서도 한번 교훈으로 받아들여볼만한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얼핏 드는 부분입니다.

11.
마지막으로, 한국전쟁. 한국전쟁에 미군을 비롯한 많은 UN군이 참전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영국군과 연합왕국군 (커먼웰스)의 참여와 희생에 대해 많은 이들이 잊어버리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그들의 참전 비중에 대해 다시한번 일깨우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이상입니다. 2010년에는 이런 글들을 썼는데, 내년 2011년에는 더 좋은 글들을 더 자주, 많이 쓸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또 그런 글들을 쓸 때도 계속 방문객 여러분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실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덧글

  • 모에시아 총독 2010/12/28 09:09 #

    언제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2011에도 건필하시길. 그나저나 저도 좀 글 주제를 다양화해야 할텐데 말이죠. 음....
  • 월광토끼 2010/12/31 11:23 #

    감사합니다. 동로마에 대한 글들을 써 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 초록불 2010/12/28 09:57 #

    좋은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멋진 글들 읽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 월광토끼 2010/12/31 11:23 #

    감사합니다. 그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Allenait 2010/12/28 10:11 #

    좋은 글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2010년 수고하셨고, 2011년도 기대하겠습니다
  • 월광토끼 2010/12/31 11:23 #

    감사합니다.
  • 리리안 2010/12/28 10:28 #

    지식의 수준이 깊고도 넓으시군요^^
  • 월광토끼 2010/12/31 11:24 #

    아뇨, 저도 대단히 한정적 주제로만 얄팍히 아는데 불과하지요 ^^
  • 빼뽀네 2010/12/28 10:35 #

    정말 흥미로운 주제들을 많이 다루셨네요.
    2011년에도 건강하세요. 저도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 월광토끼 2010/12/31 11:24 #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와 주신다면 저야 기쁠 따름이지요
  • dunkbear 2010/12/28 11:05 #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오블리비언 캡쳐도... 굽신굽신)
  • 월광토끼 2010/12/31 11:24 #

    그것도 자주 하도록 노력해야지요 ㅎㅎ
  • Mr 스노우 2010/12/28 11:34 #

    올 한 해 좋은 글들 정말 잘 읽고 많이 배웠습니다 ^^
  • 월광토끼 2010/12/31 11:25 #

    감사합니다. 스노우님의 이스라엘 고대사도 잘 읽고 있습니다 ^^
  • hyjoon 2010/12/28 11:38 #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 월광토끼 2010/12/31 11:25 #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카니발 2010/12/28 13:02 #

    뽑으신 글을 보면 Top 100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분이란 걸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좋은 글 잘 읽고있씁니다!
  • 월광토끼 2010/12/31 11:25 #

    감사합니다!
  • dreamygirl 2010/12/30 02:18 #

    내년에도 수고 'ㅅ^
  • 월광토끼 2010/12/31 11:26 #

    넵 노력하겠습니다 ^ㅁ^
  • 마무리불패신화 2010/12/30 20:05 #

    수고하셨습니다.
  • 월광토끼 2010/12/31 11:26 #

    고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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