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거 해서 뭐하나" 싶을 때.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History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아온, 사학을 공부하는 사학도지만 그 명칭과 의미에 자괴감과 회의를 느끼게 될 때가 있다. gforce님은 sonnet님을 보면서 자신의 폴리-싸이(정치학) 전공 졸업장의 무의미함에 좌절한다고 했는데, 나는 특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서, 역사라는 주제의 대중성 때문인지 그런 기분을 더욱 자주 느끼게 되는 편이다. 이글루스의 역사 밸리에서도 그렇지만, 역사가 전공이 아닌, 예를들면 전공과 직업은 엔지니어링인 '역사 애호가'들이 사학도보다 더 깊은 역사 이해와 학식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면, 내가 공부하는게 다 뭔가 하는 회의가 듦과 동시에 부모님과 주변 어르신들께서 하시던 말씀이 귀에 울려오는 듯해 괴로워진다.

"역사 공부 그건 취미로도 할 수 있잖니"
"인문학 전공해서 밥벌어먹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

인문학자인 분들이 그리 말씀하시는 것에 나는 그저 '학계의 학자는 학자로서 할 수 있는 일과 사명이 있겠지요' 하며 웃어넘기곤 했는데, 이제와 보니 그 역사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자기 직업을 가지고 실용적인 기술을 배워 잘 살아가는 반면 지금 역사학 전공자로 졸업하겠다고 아둥바둥하는 나는 취미 수준의 역사적 지식도 이해도 없으면서 사회에 나가 취직을 하고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어떠한 실질적인 기술도 경험도 없다는 자각이 들어 암울해지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이해한 바로는 사학도, 나아가 사학자가 역사 애호가 또는 소위 '역덕'으로부터 차별화되는 점은 단순한 역사가 아닌 Historiography의 연구와 이해에 있겠는데, 올바른 사관을 정립하기 위한 사상을 갖추고 사회과학적 연구방법론과 그러한 연구방법론의 발전상을 습득 이해한다고 해서 그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Historiography를 공부한 사학자들이 그러한 훈련을 받지 못했으나 대중선동기술은 월등히 뛰어난 '아마츄어'들보다 사회에 역사가 가지는 의미, 끼치는 영향을 더 잘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나는 아직 대학원 갈 길도 먼 학부생일 뿐이니 이건 사실 대단히 시건방진 소리이긴 하지만.

뭐, 잘 모르겠고, 그저 내가 대학원 졸업할 시대 쯤에는 그놈의 recession도 끝나고 대학 재정도 회복되어 잡마켓이 다시 팽창하길 바랄 뿐이다.

덧글

  • kkendd 2011/05/10 11:27 #

    법 쪽으로 진출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역사 공부하는 친구 몇명은 법대 지원하던데.
  • 월광토끼 2011/05/11 06:29 #

    저도 그런다는 사람은 여럿 봤지만, 저는 그럴려고 역사 공부한게 아니니까요...
  • 한단인 2011/05/10 11:41 #

    월광토끼님 같은 분이 이런 고민을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 같은 놈이나 할 줄 알았지..
  • 월광토끼 2011/05/11 06:29 #

    저 뭐 대단한 사람 아닙니다;
  • 밤비마마 2011/05/10 11:44 #

    미국은 대학원에서 얼마든지 다른 전공이 가능하니까요. 제 지인은 학부는 역사인데 졸업 후엔 의대가던데요. (참, 수학과학 싫어하신댔죠...)
    그래도...역사학 박사과정의 제 미국인 친구와 요새 대화하면서 너무 많은걸 배우고 있어서 역사전공인들을 다시 보고 있답니다. 역사전공은 역사 뿐이아니라 심리학, 정치, 경제, 종교를 다 아우르는 거 더군요.
  • 월광토끼 2011/05/11 06:31 #

    사실 역사학의 경계는 계속 확장되고 있으니까요. 세부 분야도 대단히 다양해졌고 왠만해선 그 세부 분야들을 약간씩이라도 모두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문화사, 정치사, 경제사, 기독교사, 사회사, 여성사, 노동사, 군사사, 철학사 등등등..
  • 밤비마마 2011/05/11 08:02 #

    사실 모든 인문학은 꼭대기로 가면 다 만나는거 같아요.
    아트 히스토리도 박사과정에선 철학, 정치,역사 다 알아야 되고 신학도 높이 올라가면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다 알아야 되더군요.
    제 미국인 친구는 역사학도인데 그의 박사논문 주제는 심리학에 가까워서 놀랐습니다.

    이과도 이러련가여?? 통일장 이론에 가면 그럴지도..
  • 월광토끼 2011/05/11 12:02 #

    사실 모든 인문학은 'Philosophy'라고 뭉뚱그려 표현되던 '어떤 주제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세월이 흐르며 갈래 갈래 찢어진 것이겠고... 많은 '학과'들이 기존 분야들로부터 따로 찢어져 나온것도 아직 1세기도 채 안된걸 감안하면 서로 다 이어지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asianote 2011/05/10 11:51 #

    하지만 학자 아닌 자와 학자인 자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법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애호가라도 애호가일 뿐이지 학자는 아니니까요. 뭐 학자의 길을 걷지 않는다면 좌절지수야 당연히 증가하겠지만서도.
  • 월광토끼 2011/05/11 06:32 #

    하지만 그 학자가 된다는 것도 너무 어려워 보여서 말입니다. 학위를 따도 대학들에서 임용을안하니 나이가 들어도 떠돌이 강사 신세가 되어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업 대여섯개씩 가르치고 사는 모습들을 숱하게 보는지라...
  • 시스 2011/05/10 12:17 #

    일단 취미 수준의 역사적 지식도 이해도 없으면서 사회에 나가 취직을 하고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어떠한 실질적인 기술도 경험이 없기에
    취업이 힘들더군요.

    대학원에 간 친구들을 보고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역사공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고(지식, 열정, 열정, 열정, 열정, 열정 이하 반복)
    이래저래 졸업을 하니 취업시장이 버겁습니다.

    일단 인문계를 뽑는 곳이 적더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직무와 역사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하루 빨리 취업을 하여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반면교사로서의 교훈을 주고자 합니다^^ <-좀 장황합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06:45 #

    계속해서 역사를 하고 싶긴 한데 그 열정이란게 달릴까봐 두려워지기도 해서 말입니다...
    조속한 취업성공을 기원합니다 ^^
  • 라툰 2011/05/10 12:22 # 삭제

    같은 인문계로써 너무 공감이 가네요.. 저는 developmental psychology(한국말로 발달 심리학 맞나요..?)를 공부하려고 지금 석사과정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asianote님 말씀처럼 학자와 아닌 자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법이지요. 우리 함께 힘내요!
  • 로르카 2011/05/10 17:23 #

    괜히 딴지 걸려는건 아니지만 심리분석학도 아니고, 발달 심리학 같은건 요즘은 대부분 이과쪽에서 다루는 학문 아닌가요?
  • 라툰 2011/05/11 04:56 # 삭제

    워낙 범위가 방대해서 이과쪽에도 발을 걸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기본은 인문계열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ㅂ'
  • 월광토끼 2011/05/11 06:48 #

    네, 힙냅시다. 힘 내야죠.
  • 밤비마마 2011/05/11 08:04 #

    발달 심리학이 이과라구요?? 그럼 생물학에서 가르쳐야 하나요??
    ( 걍 궁금해서 묻스빈다.)
    뇌 연구나 psycho-biology가 있긴 하죠...하지만 발달 심리는 인지과정이나 사회기능의 발달 같은걸 다루는 쪽이라 심리학을 벗어나지 않을텐데요.
  • 로르카 2011/05/11 08:16 #

    제가 알기로는 심리학 자체가 현대 학계에서는 대부분 이과쪽에서 이과적 방법론을 통해 접근하는게 대세입니다. 물론 전 전공자도 아니고 잘 아는 것도 아니니 순전히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대충 아는 미국 대학서 심리학은 철저하게 과학적/의학적 접근 중심으로 이루어 진다고 들었습니다.
  • 밤비마마 2011/05/11 10:23 #

    사회과학도 연구는 과학적으로 하니까요. 심리학은 실험도 많이 필요하구요.
    SPSS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데이터 분석도 해야 합니다. 이건 사회학도 마찬가지 일걸요? 심리학은 원래 철학과 의학이 혼합된 것이니 원래 이과적 접근이 항상 있어왔구요.
  • Allenait 2011/05/10 12:47 #

    저도 그런 이야기 많이 들어 봤습니다... 한숨만 나네요
  • 리리안 2011/05/10 12:56 #

    역시 부모님들이 하는 말씀들은 대체로 같군요...ㅠㅠ
  • 진성당거사 2011/05/10 13:05 #

    부모님들 말씀은 정말인지 다들 비슷한가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06:56 #

    부모님 당신께서 인문학자인 점을 들어 말씀드리면 "야 이놈아 우리 적에는 그게 쉬웠고 그거해도 대접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때랑 다르단다" 하십디다 ㅠㅠ
  • 긁적 2011/05/10 13:16 #

    1. "취미 수준의 역사적 지식도 이해도 없으면서 사회에 나가 취직을 하고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어떠한 실질적인 기술도 경험도 없다는 자각"이라는 부분에서 '역사적'을 '철학적'으로 바꾸면 딱 제 이야기군요. ㄱ-.... 슬프게도 세상은 넓고 괴수들은 많아요.

    2. 근데 인문학 하는 사람들 다 그런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 주변의 철학과 학생들 봐도 다 그렇고, 중간에 떨어져 나가는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3. 그러니까 오늘도 우리는 텍스트를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블로깅을 하잖아? 아마 안 될꺼야.)
    3-1. 글쎄요. 한 학생이 비슷한 문제로 선생님께 뭐 상담을 받았었나 봅니다. 약간 포인트가 다르기는 하지만, 선생님의 대답은 이랬다고 합니다. "자기 재능에 대해 신경쓰지 마. 그냥 텍스트 열심히 읽다 보면 길이 나와." 후우. 뭐 그 수 밖에 별다른 도리 있습니까. 홧팅입니다. ~_~
  • 월광토끼 2011/05/11 06:54 #

    ㅠㅠ 읽고 또 읽는 것 밖에는 답이 없겠군요
  • 슈타인호프 2011/05/10 13:39 #

    사실 뭐 누구든 모든 걸 알 수는 없지요. 각자 관심 분야에 따라...^^;;
  • 월광토끼 2011/05/11 06:56 #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서도
  • xsxsxs 2011/05/10 13:48 # 삭제

    야이 미국산 포르노 중독 변태 돼지야.
    대학원이고 나발이고 그냥 슬렘가에서 흑인대상으로 포르노 잡지나 팔아.
    그게 네 천직이야.
  • intherain 2011/05/10 14:30 #

    3류질이 천직인 잉여의 개소리
  • 소드피시 2011/05/10 15:18 #

    비로그인 // ㅗㅗ
  • 幻夢夜 2011/05/10 15:32 #

    아이구 그분이 오셨구나.....

    여기 자주 들리시던 여러분은 누군지 다 아시죠?
  • 幻夢夜 2011/05/10 15:42 #

    얜 레퍼토리도 늘 한결같고, 그 소리 꺼내는 게 지밖에 없다는 걸 아나 몰라?
  • 긁적 2011/05/10 22:30 #

    와... 병신이 여기있네.
  • 시스 2011/05/10 23:44 #

    그럼 댁의 천직은 악플인가?
    찌질하게 익명성 뒤에 숨어서 시비나 걸고 있고.
    머하는 잉여이신가?
  • 월광토끼 2011/05/11 06:56 #

    내 의학에 조예가 깊은건 아니지만 마광팔의 병명이 뭔지 정도는 확실히 알겠다. ASPD.
  • 밤비마마 2011/05/11 08:09 #

    Anti social personality disorder요???
    그건 아니고 걍 passive-aggressive 같은데요...

    근데 지성인의 블로그에서 발견하는 야한 그림은 저도 간혹 당혹스러울때가 있어요 토끼님...아직 젊은 나이시니까 이런데 관심이 있는건 당연하신데 꼭 일본산 야한 그림을 꼭 독자들과 공유하셔야 하는지요....그런건 딴데도 많잖아요.

    듣기에 고까우시면 미안해요. 하지만 여자들도 여기를 지나갈텐데 항상 안타까워 하다가 한마디 남깁니다.
    아님 최소한 한국산 안되겠습니까??? ㅋ
  • 월광토끼 2011/05/11 12:04 #

    요즘은 일본산 '야한' 그림 올린 일도 거의 없었는데요 ^^;

    기껏해봐야 백인 아가씨들이 수영복 입은거나 올리지...
  • 밤비마마 2011/05/11 12:07 #

    옆에 포토로그는 지금보니 국산인가요? ㅎㅎㅎ
  • 월광토끼 2011/05/11 12:12 #

    그건 '만화영화 등장인물 그림'일 뿐이지 야한거랑은 아무 상관도 없잖습니까? ㅎ;
  • 밤비마마 2011/05/11 21:56 #

    그게 야한 그림이지 뭐에요!!! ㅋㅋㅋㅋ
    아주 진짜여자 아니라고 사진보다 더 야함시롱~~!
    이쯤하고 접습니다. ㅋ

    근데 저 xsxs 라는 인간은 왜 인종차별까지 하고 난리랴...흑인만 포르노 보라는 법있나...슬렘가엔 흑인만 사나....ㅉㅉㅉ
    악플도 수준있게 달려야 상대해 줄 가치가 있거늘....

    혹 내 이글루에 와서 악플 달련가요?? ㅍㅍ
  • 해색주 2011/05/12 02:11 #

    비로긴 찌질이분을 3월의 토끼집에서 보게 되다니, 정말 기분 나쁘군요. 당신같은 떨거지 때문에 정말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수준이하의 댓글을 달 시간에 좋은 글이나 한 번 더 읽어보란 말입니다.
  • 루치까 2011/05/10 13:51 #

    1. 사실 개인적으로 학부 4년 해서 남은게 뭐가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허무해지네요. 아는 선배 중 한 분은 (지금은 석사 논문 쓰고 계시겠군요) 4년 동안 남은건 학교 앞 막걸리집의 열무국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는 극 자조적인 말을 남기셨던가요. 으헝.

    2. 또 다른 선배와 비슷한 고민거리를 안고 대화해본 적이 있는데 결론은
    '괜찮아.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내 전공 아니라고 하면 돼.'

    ....아항! 그런데 전혀 위로가 안되잖아!

    3. 정작 저만 해도 학부 1~2학년 때는 신나게 동네 뒷동산 보물찾기마냥 파헤쳤는데, 지금은 에베레스트 산 어디 중턱에서 삽질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결국 학부 4년 가지고 나 전문가요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그러기에는 역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너무 방대해져버렸달까요.
    전체 역사학계의 고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순전한 팩트의 양에서는 아마추어와 큰 차별성이 없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료의 발굴이 진척되면 진척될 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방법론의 문제로 가자니 사실 긴가민가하죠. 소위 전문가로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기에도 정작 정치학이나 경제학의 모델링보다 확실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도 못하고요.

    4. 아마추어로서의 역사적 지식과 해석- 그리고 역사학 전공자로서의 방법론적 문제, 저도 이 둘 사이에서 엄청 자괴감 느끼는 중이긴 합니다만, 결국에는 부지런히 텍스트로 돌아가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이글루스를 헤매고 있잖아? 안될거야 아마(...).
  • 월광토끼 2011/05/11 07:03 #

    으헝 이것 참 위로가 되지 않는군요 엉엉 [...]

    저도 어서 텍스트의 산을 기어 올라야 하는데 블로그질이나 하고 있으니 더더욱 자괴감이 OTL
  • 루치까 2011/05/11 15:35 #

    훌쩍(...). 그래도 항상 좋은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힘내시길 바라요. 저도 힘내야겠지만(...).
  • .......... 2011/05/10 13:53 # 삭제

    위에 인간은 좀 꺼져주고...

    자연과학하는데도 같은 말 듣습니다. "그거해서 어디다 써먹을건데?"

    당장 이용 가능한 기술관련 공부 말고는 모두다 가치 없는것으로 치부되는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07:03 #

    단순히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 시무언 2011/05/10 14:17 # 삭제

    역사쪽으로 안정되게 일자리 구하기 힘들것 같아서 대학원도 문헌정보학과로 갔죠. 비슷한 인문학 베이스면서 그쪽이 아무래도 일자리 구하기는 더 수월할것 같더라고요.
  • 에르네스트 2011/05/10 14:42 #

    문헌정보학과에서도 100대 1 200대 1이러는 판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04 #

    사실 Librarian이 되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그만큼 되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 무명 2011/05/10 16:53 # 삭제

    일문학도입니다만 역시나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어문학과라 취업은 약간 나은 편이지만, 사실 일본어 자체나 일본 역사 관련해서는 전공자라고 해서 특별히 우수한 부분이 돋보이지 않는지라...인문학도의 근본적인 고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07 #

    일어 전공은 일본과 거래가 잦은 무역회사라던가 등등, 그래도 그 실용성으로 인해 수요가 나름 많지 않을까요?

    물론 인문학도들은 대저 그런 고민들을 하게 된다는게 맞는 말씀 같군요.
  • 그냥저냥 2011/05/10 17:18 # 삭제

    문과 쪽은 왠만하면 듣는 말이지요.

    법학과도 요즘 취직이 쉽진 않아요;;;
  • 로르카 2011/05/10 17:21 #

    같이 쌀나라에서 'dead old white people' 공부 하는 입장에서 제 미천한 개인적인 소견 말씀 드리자면, 모든 직업이 어느 정도 그렇지 않겠냐만, 학문, 특히 인문학 같이 '당장 사회에 나가서 돈벌이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찍어내는' 것과 거리가 먼 학문 하는 사람에게는 씁쓸한 허무함의 무게에 짖눌려서라도 혹시나마, 만에 하나, 억에 하나의 확률로 자신의 공부와 수양이 진리의 빛을 조금이라도 더 밝게 한다는 궁빈하고도 처절한 사명감이 필수적인 직업 의식이라고 봅니다. 저 또한 학부생 밖에 안 된 주제에 나이를 먹고 주변에 대학원생 선배들 같은 저보다 까마득하게 뛰어나 보이는 고참들 마저도 세상의 무게에 짖눌려 학문의 꿈을 포기하고 떨어져 나가며 매년 학교 예산이 감축 될 때 마다 학교측에서는 인문 학과 교수들 모가지 부터 쳐내며, 진정한 학문의 빙산의 일각의 조족지혈도 제대로 감당 못해 힘들어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만 더 커지는 심정이더군요. 이런 절망감에 짖눌릴 때 마다 구체적인 출처는 생각나지 않는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 한 마디가 있습니다.

    "학자라는 직업은 배 고프면 책장 뜯어 먹고, 추우면 책으로 오두막을 짓고, 여체가 간절하면 책 사이에 X을 박고 XX이를 치며, 사람이 그리우면 책 속의 인물들 상대로 자폐아 행세를 할 지언정 그 책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하는 일이다."

    에라스무스에 대해서 아실겁니다. 에라스무스의 저술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엔키리디온 밀리티스 크리스티아니, 즉 기독교 병사의 편람인데,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인생과 세상은 끝이 없는 전쟁이오, 그 전쟁에서 이기는 법은 끊임 없는 신에 대한 사랑과 갈망, 그리고 그 은총을 구하기 위한 자아 투쟁 뿐이다"입니다. 신학적으로 보면 루터와 칼뱅의 Total Depravity 강령에게 영감을 준 관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기독교적 하느님의 위치를 학자적 관점에서의 진리로 치환하면 그 말이 그대로 학문을 하는 마음가짐에 해당 되지 않나 싶습니다. 한마디로 정신 나간 도벽 중독자 마냥 뿌옅하고 희미하기 그지 없는 진리의 티끌 같은 빛을 믿고 그에 올인을 한 다음 눈 딱 감고 뛰어 들어야만 하는게 학자의 길 아닐까 생각합니다.

    괜히 옛부터 인문학을 하려면 미쳐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게 아니겠지요.
  • 월광토끼 2011/05/11 12:10 #

    사실 저도 그리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제 결의가 그만큼 강한지에 대한 회의가 자주 들어서 말입니다. 이렇게 이 길을 계속 갔는데 끝에 기다리는건 평생 정교수는 못되보고 늙어서도 커뮤니티 칼리지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학기당 수업 대여섯개씩 가르치는 강사생활이 아닐까, 하는 공포감도 자주 엄습해 오고요.

    그래도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결국 계속 눈 딱 감고 뛰어가는 수밖에 없겠지요.
  • .... 2011/05/10 17:26 # 삭제

    음. 미국에서 학부 인문학 교육을 받았다는 건 상당한 경쟁력일 텐데요? (한국인으로서)

    수학, 과학, 사회과학 다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고 부족한 점이 있어도 대학원 과정 유학 나와서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한 반면, 서구의 인문학 교육을 정통으로 배웠다는건 아직은 상당히 드문 일이죠.

    시야를 좀 넓게 가지면 진로는 다양할 것입니다.
  • 2011/05/10 17: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15 #

    그런데 사실 바로 그런 부분도 딜레마로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대중과 유리되는 사학을 해야 하는 것이 '프로페셔널' 한 태도로 취급받고, 친 대중적 학자는 포퓰러리스트로 매도받는 경우를 보면, 대저 어찌해야 하는 걸지 고민하게 됩니다....

    제 작문 실력에 대한 칭찬의 말씀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게 영작도 그만큼 수월하게 되어야 하는데... ㅠㅠ
  • 램지 2011/05/10 20:36 #

    비단 사학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거같아요. 저는 개나소나 다 한마디씩 한다는 경제학도 였는데 하도 신문이나 인터넷상에서 단편적인 지식 (모델링도 전제도 조건도 없는;;;)이 넘쳐나니 참;;;헉스러운 자칭 경제 좀 아는 분들도 많더군요
  • 월광토끼 2011/05/11 12:18 #

    헌데 그건 좀 다른 문제 같습니다. 그런 자칭 경제 전문가들은 단편적 지식으로 주워 섬기는 건데, 제가 목격한 많은 역사 애호가 분들은 그것보다는 훨씬 뛰어난 학식을 보여주셨기 떄문이지요.
  • 누군가의친구 2011/05/10 20:48 #

    힘 내세요...
  • 월광토끼 2011/05/11 12:18 #

    감사합니다..
  • 00 2011/05/10 21:57 # 삭제

    솔까 문돌이는 상대 빼고 다 그럴거 같은데 안그냐.
  • 월광토끼 2011/05/11 12:19 #

    그냐? 글지도 몰갔다.
  • Mr 스노우 2011/05/10 22:48 #

    역사를 전공으로 택한 것을 후회해본 적이 없고, 그때문에 대학원까지 오긴 했지만 고민스러운 생각이 들 때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애초에 역사라는 것 자체가 고민하는 학문이니까요. 힘 내시길 바랍니다 ^^
  • 월광토끼 2011/05/11 12:20 #

    저도 후회하지는 않는데, 다만 걱정이 많아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ㅠㅠ
    감사합니다.
  • 뽀래 2011/05/10 23:13 # 삭제

    미국에서 역사 전공으로 학부 졸업한 또다른 사람입니다. (10년도 더 전이긴 합니다) 제 경우는 법대 갈꺼 아니면 그딴 전공은 꿈도 꾸지 마라는 부모님의 반대 때문애 입학할때는 전산과로 입학을 했었지요. 근데 공부를 하다 보니까 전산과 수업은 너무너무 재미가 없고, 짬짬이 교양으로 듣던 역사는 너무 재미있더군요. 결국 고민을 하다가 부모남 몰래 복수전공 신청을 해서 둘다 전공을 해버렸습니다. (거기다 삼학년때 간이 부어서 Asian Study까지 트리플메이저 신청하는 바람에 나중에 죽을 뻔 했지요) 우여곡절끝에 겨우 겨우 졸업은 했고, 결국 전산과 기반으로 병특을 하고 IT쪽으로 취업도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는 너무너무 재미가 없더군요. 고민하다가 다행히 일이 잘 풀려서 지금은 Presales전문 기술 PM으로 일하다가 신규사업개발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쪽에서 일하다 보니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며 배웠던 스토리탤링이나 조리있는 글쓰기가 훨씬 도움이 되더군요. 지금은 떳떳하게 역사 전공이라 말하고 살고 있습니다. 역사는 지금도 꾸준히 취미로 즐기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로또 맞으면 바로 사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할 예정입니다. ㅎㅎ

    말이 길어졌지만, 정리하자면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에 나오면 어떻게든 쓸데가 생기고, 본인의 실력이 있다면 금방 학부전공따위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게 됩니다. 힘 내세요. :) 
  • 월광토끼 2011/05/11 12:22 #

    감사합니다. 뽀래님도 힘내시고 로또 맞으시길 바랍니다. ㅎ -저도 한번은 어머니께 '밥 벌어 먹고 살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니 너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들 좀 수강해라'는 말씀을 들은 적도 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 2011/05/11 01: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24 #

    결국 그게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치열함을 가지고 자신의 그릇을 꽉 채우려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겠군요. 좋은 말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 2011/05/11 07: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31 #

    저도 답을 성급히 내린 것은 아니며, 내리기에는 아직 너무나 미숙한 학생일 뿐이니, 앞으로도 사유를 계속 해나가며 정진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그 Historiography가 말씀해주신 '위사'에 해당하는 것이겠는데... 잘 생각해야겠습니다.

    님의 덧글을 보고 이 글을 쓰길, 이글루스에 정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말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님께서 자괴감에 빠지신다니 믿겨지지 않습니다 ^^; 글 대단히 재밌게 잘 쓰시는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지요
  • 2011/05/11 09:3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32 #

    아하. 문학이 전공이셨군요; 중학생도 하는 독후감보다는 훨씬 상위에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사실 문학 공부하는 분들이 더 존경스러워질 때가 자주 있거든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 냉동만두 2011/05/11 12:22 # 삭제

    저도 제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역사관련 지식은 이곳 월광토끼님의 블로그에서 얻은거니깐요.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공부하는 의무교육 역사는 졸업과 동시에 기억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연도와 사람이름이 역사적 사실간의 상관관계보다 훨씬 중요하게 대우받는게 짜증났거든요.)

    그래서 일부분에 대해서나마 월광토끼님께서 적어주신 만큼은 알게 되었으니 이게 취미의 역사겠죠.

    월광토끼님께선 그런 취미가 아닌 학문으로써 하시는거니 좀더 깊이 들어가면 다른게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테면 오늘 블로깅하신 내용 중 하나인 "사관"같은거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월광토끼 2011/05/11 12:35 #

    사실 의무교육 과정의 '인명/사건과 연도' 중심의 역사는 의무교육 과정이 가지는 한계 내에서는 어쩔 수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개선해야될 점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글들이 어떤 방식으로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저는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격려의 말씀 정말감사합니다. :D
  • 앨런비 2011/05/11 22:17 #

    갠적으로 언급하신 역사에 취미를 가진 공돌이일 뿐입니다만 이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학을 하는 사람중에 전공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취직이 잘 된다는 그 희망하나로 대학생활의 낭만이나 적성 취미와 맞지 않는 전공을 하는 것이 대다수지요. 방향은 다르지만 고민을 한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다만 그 방향에서 선택을 하고 그것을 후회하지 않고 버텨 나가는 것일 뿐입니다. 저도 공대에서는 낙오자에 가까운 위치라 힘들 때가 많고 그때마다 사학에 대한 꿈을 되내깁니다만 지나간 시간을 원망해봤자 되는 것도 없고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요.

    ...다만 전 인문학도 상당수를 싫어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 경우는 노력도 안하면서 현실을 핑계대며 자신이 전공을 한다는 것으로 열폭하는 경우에나(...)
  • 2011/05/11 23:3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노말시티 2011/05/12 10:50 #

    아마추어들이 날고 기고 할 수 있는게 다 진짜 전문가 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 때문 아니겠습니까. 기존에 정립되어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새로운 지식을 하나 더 쌓아 올리는 일은 오직 긴 수련과정을 거친 전문가 만이 할 수 있죠. 역사학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11/06/19 01:4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1/08/01 11:1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르겔 2013/02/19 08:21 # 삭제

    안녕하세요,
    2004년부터 지금까지 독일에 거주하는 유학생입니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서 역사관련 블로그나 웹사이트들 많이 찾아다니다고 님의 블로그 찾았습니다.

    우선 영국 해전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흥미있는 글들 올려 주신 거 잘 읽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사실 제가 있는 분야도 속칭 밥벌어먹기 쉽지 않은 일이라서 주인장님의 글이 많이 공감이 가네요. 저는 원래 한국서 독문학 공부하다가 갑자기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서 오르간 음악이랑 고음악을 공부했는데, 솔직히 이거 하면서 돈벌기 힘들 거라곤 전혀 생각 못했거든요. 다행히 여기서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일자리 얻어서 일하곤 있는데, 버는 수준이 거의 최저 생활비 정도밖에 안 되고요.

    물론 역사 쪽에 배경지식이 있어서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긴 했지만서도 그 이상은 아니더군요. 정말이지 인문학이든 음악이든 먹고 살기 쉽지 않은 건 어디나 마찬가지 같네요, ㅎㅎ

    동병상련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이렇게 몇 자 적고 갑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르겠습니다.
  • 월광토끼 2013/02/19 17:38 #

    아아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려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오르겔 2013/02/20 07:39 # 삭제

    여기서 좋은 지식 얻고 가니까 제가 더 감사하죠.

    사실 글에서도 적으셨지만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역사에 해박한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시더군요. 저로서는 그래도 제법 많이 안다 그러면서도(자랑하는 것같아서 좀 그렇지만 , 여기 친구들 말이 저더러 유럽 사람들보다 유럽역사에 더 많이 안다고 하데요, ㅎㅎ), 역사관련 블로그 다녀 보면 정말 전문가 같은 분들이 많아서 저도 놀란답니다.

    아, 그리고 대영제국의 실패한 아르헨티나 침공에 관한 글은 여기서 처음 읽었습니다. 몇년 전에 위키피디아 영어판에서 잠깐 보긴 했었는데, 한국말로 설명이 된 곳은 아마 여기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미국독립전쟁이나 1812년전쟁 말고도 영국이 패배한 전쟁이 있었다니 의외더군요 .

    그리고 1812년전쟁 하면 여기 애들도 잘 모르는 거 같데요... 영국서 온 첼리스트한테 'War of 1812'하고 물으니깐 나폴레옹 러시아 원정이랑 차이코프스키 서곡 얘기하더군요, ㅋㅋ

    하여튼 자주 들르겠습니다. 혹시 독일어 원서 번역 필요하시거든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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