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하다 날밤 샜는데 결국 졌다

오랜만에 문명V 다시 건드리고 있습니다. 저녁 먹고나서 식후뇌운동겸아우구스투스의 로마제국으로 게임 시작.
게임 세팅은 소대륙들 여럿에 크기는 HUGE, 난이도는 PRINCE, 문명 수 11개, 도시국가 수 22개로. 속도는 QUICK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빠른 확장을 노리다가 이웃하던 람캉행의 시암 왕국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난타전.
초반에는 병력이 쪼들려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화평을 계속 제의했지만 람캉행은 말도안되는, 그야말로 나라를 통째로 내놓으라는 수준의 조건만을 내걸었습니다. 분노하여 끝가지 버텨내, 로마 군단병 물량을 뽑아내기 시작하면서 그대로 밀어버렸습니다. 그 지경이 되자 람캉행은 평화조약을 여러번 신청해 왔지만 화가 단단히 난 저는 그대로 마지막 도시까지 다 점령하여 지역을 석권했습니다. 또 다른 이웃으로는 잉글랜드가 있었는데 잉글랜드는 계속 더 북동에 위치한 중국과 이집트와 다투는데 바빠 이쪽을 신경쓰지 못했고, 그동안 로마 제국은 지역 강자로 군림하며 내치를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도시 수가 매우 적은 편에 속했지만 내치에 힘쓰고 인구수 증가에 노력한 결과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문명 성장을 이룩, '불가사의' 대건축물들도 수도에 잔뜩 건설해 내었습니다.

로마는 초반 고전시대 까지는 시암과의 격렬한 전쟁이 있었음에도 그 이후에는 오래오래 평화를 누렸는데, 반면 다른 대륙들에 위치한 국가들은 정말 격렬한 전쟁을 벌여, AD 1900년대에 이르면 이미 국가 4개(인도, 시암, 중국, 미국)가 멸망할 정도였습니다. 그 와중에 전세계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건 다리우스의 페르시아로, 중국을 멸망시켜 세를 키우더니 이후에는 그 이웃에서 나름 큰 세력을 구축하고 있던 미국을 몽골과 함께 동서에서 협공하여 반씩 나눠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대륙의 바다건너 서편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공토를 발견하고 개척자들을 보내 개척했는데, 알고 보니 그 대륙 더 안쪽은 완전히 노부나가의 일본이 홀로 장악하고 있었던 겁니다. 호전적인 AI로 이름높은 일본임을 감안, 신규 개척지에 그동안 쌓은 부로 군사시설과 문화시설들을 가득 확충하며 적극적인 확장과 방어를 준비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몇 턴 후 일본은 선전포고를 하고 대군을 몰아 쳐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잘 준비된 방어선에 격퇴되었고 저는 역공을 가해 도시 하나를 점령하고 파괴했습니다. 주력군이 궤멸한 일본은 평등 강화 조약에 동의하고 전쟁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부터 대군을 양성, 서부전선에 집중시켰습니다. 일본과의 전쟁은 정말 끝장을 봐야할게 뻔하니까 말입니다.

현대전 병력을 확충하여 전선에 집중된 부대들이 모두 기계화 보병과 현대 전차로 가득 찼을 때, 그 순간 일본은 다시금 선전포고를 해 옵니다. 국경에 집중 배치된 군대가 거슬렸던 게지요. 일본도 그 사이에 다시 대군을 조련하여 비록 기술적으로는 한단계 아래였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활약을 보여줍니다. 2차대전 수준 보병들이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기계화보병 부대들과 비등한 싸움을 벌이며 전선에서 거의 비등한 규모의 전력비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두턴 사이에 컴퓨터에 과부화가 걸릴 지경의 대회전이 벌어졌었지요. 특히나 일본은 도시들에 제로센들을 대량 비축해 놓고 있었기에 변변한 대공수단을 준비해놓지 않았던 로마군은 순식간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턴에서 저는 그간 준비해 놨던 전함들의 함포 지원사격으로 해안 지역에서 적 육상 병력을 일소했고, 그간 준비되어있던 미사일 포병들의 활약으로 일본군은 차례대로 격퇴되고, 전쟁개시 불과 다섯턴만에 일본의 도시 다섯개를 함락하고, 후방에서 대기하고있던 헬기부대들을 돌격시킨 끝에 일본의 주력군 대부분을 전멸시킵니다. 그순간 노부나가는 수도인 쿄토만을 남기고, 다른 모든 도시들을 저에게 넘기는 굴욕적인 조건으로 항복해 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같은 시기, 페르시아는 잉글랜드와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럽쇼

갑자기 게임이 끝났습니다.

페르시아의 UN 본부 건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UN 투표에서의 페르시아의 압도적인 승리.
도시국가들 때문이었습니다. 페르시아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무지막지한 자금력으로 거의 모든 도시국가들을 동맹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일본과의 전쟁과 그를 위한 병력 보충에 허덕이던 저는 도시국가들과의 동맹 따위에 쓸 돈은 없었고, 그게 패착이었습니다. 몇시간을 투자했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고도 허무하게 끝나버렸습니다...





AD 1200년경 까지는 세계 1위를 유지하다가 그 다음부터는 페르시아가 모든 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저는 아무리 따라가려 애를 써도 모든 면에서 2위에 머물렀습니다. 미국이 페르시아에 멸망당하고 나서부터는 그 격차가 더욱 어마어마하게 벌어지더군요.

덧글

  • 리리안 2012/01/19 20:42 #

    역시 전쟁에만 돈을 쓰고 경제를 경시하면 패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문명V였군요...
  • 월광토끼 2012/01/19 20:42 #

    문제는 페르시아가 저리 커진게 아마 마구 전쟁을 해서 돈을 벌어들인 것 같다는 것 [..]
  • 울트라김군 2012/01/19 20:44 #

    이것이 바로 관대한 국가의 파워[...]
  • 월광토끼 2012/01/19 20:45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런듯
  • 월광토끼 2012/01/19 20:45 #

    아 그런데 그 뭐냐 문명IV 모드로 우주전쟁하는 물건 언급하셨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제목이 뭐였나요?
  • 울트라김군 2012/01/19 20:57 #

    문명 4 확장팩 '비욘드 더 소드'를 설치하면 플레이할수 있는 시나리오중 하나입니다.
    아...갑자기 시나리오 제목이 생각이 안나네요[...]
  • 월광토끼 2012/01/21 13:38 #

    찾았는데 Final Frontier 더군요.
    게다가 모드가 아니라 정식 확장팩의 정식 시나리오 -ㅁ-;;
    이미 BTS 스팀에서 질러 놨는데 아직 실행을 안해서 몰랐습니다
  • ◑불량토끼◐ 2012/01/19 20:46 #

    간디는 어디가셨나?
  • 월광토끼 2012/01/19 20:48 #

    초반에 일찌감치 멸망 당하더이다
  • 게드 2012/01/19 21:29 #

    그래서 초반에 서로 싸움 붙여놔야 ...;;
  • 월광토끼 2012/01/21 13:38 #

    지들끼리 싸우면서 큰 케이스인듯 합니다
  • 게드 2012/01/21 13:40 #

    orz
  • 대공 2012/01/19 21:48 #

    저번에 왕모드할때 저런거 당했었죠. 저는 대륙 못 건너가는 사이에 싱나게....
  • 월광토끼 2012/01/21 13:39 #

    어휴 PRINCE 모드도 쩔쩔 매며 하는데 KING 모드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치천사 2012/01/19 22:01 #

    페르시아... 치첸이사만 먹으면, 게임 끝날 때가지 황금기가 끝나지 않는 엽기적인 국가죠.
  • 월광토끼 2012/01/21 13:39 #

    그렇다고들 하더군요
  • skyland2 2012/01/19 22:12 #

    한국도 한번 해보세요. 제 동생이 하는 걸 지켜보았는데, 특수유닛인 화차가 병력들 '쓸어버리기'엔 좋은 유닛이더군요.
  • 월광토끼 2012/01/21 13:40 #

    네, 말씀 듣고 한번 한국 DLC를 구입해서 설치했습니다.
  • 모에시아 총독 2012/01/19 22:13 #

    그래서 저는 중간 이상 난이도로 못하겠더군요. 이건 뭐 격차 벌어지면 이길 가능성 자체가 안 보이니 ㅠㅠ
  • 월광토끼 2012/01/21 13:41 #

    정말 그런듯. 격차 벌어져 놓고도 그나마 이기는 방법은 우주선 조립하는 과학 승리밖에 없죠 ㅠㅠ 저는 그 방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 게임 세팅할 때 과학 승리를 해제해 놓지만 말입니다.
  • 다루루 2012/01/19 22:21 #

    황금기의 권능(...)
  • 월광토끼 2012/01/21 13:41 #

    관대한 황금기
  • 고어씨 2012/01/19 22:22 #

    친구와 2:4 컴까기를 한적이 있는데 대륙 정중앙 숨겨져있던 다리우스의 페르세폴리스는 말그대로 황금으로 빛나는 대도시엿습니다
  • 월광토끼 2012/01/21 13:41 #

    전 지금 러시아로 새 게임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세계 정중앙에 있는 대륙을 로마가 통째로 먹어서 말씀하신 것 같은 다리우스의 상황을 로마가 연출하고 있습니다[.]
  • Nio 2012/01/19 22:45 #

    이래서 전쟁은 함부러 하면 안되는것이군요
  • 월광토끼 2012/01/21 13:42 #

    아니 그런데 하려고 한게 아니라 전 침략을 당했을 뿐인데 ㅠㅠ
  • realythm 2012/01/20 00:01 #

    페르시아는 황금기 한번 잡기 시작하면 거의 무제한으로 유지할수 있는점이 후덜덜 하죠..
  • 월광토끼 2012/01/21 13:42 #

    그런데 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그래서 그런지 페르시아로 해 봐도 계속 행복도가 바닥을 기어서 [...]
  • 萬古獨龍 2012/01/20 00:36 #

    UN으로 대동단결(퍽)
  • 월광토끼 2012/01/21 13:42 #

    잉잉 나도 진작에 도시들에 뇌물 바칠걸
  • KAZAMA 2012/01/20 00:38 #

    문명하셨습니다.
  • 월광토끼 2012/01/21 13:43 #

    자주 합니다
  • 셔먼 2012/01/20 08:48 #

    아아 월광토끼님도 문명하셨습니다.
  • 월광토끼 2012/01/21 13:43 #

    이미 2년 전부터 했습니다
  • 모튼 2012/01/20 11:51 #

    문명하셨습니다.
  • 월광토끼 2012/01/21 13:43 #

    많이 했습니다
  • Allenait 2012/01/21 00:04 #

    월광토끼님도 문명하셨습니다...
  • 월광토끼 2012/01/21 13:43 #

    요즘은 별로 안합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2/01/23 01:15 #

    문명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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