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라는 '캐릭터'



프린스 루퍼트Prince Rupert. 루퍼트의 일대기나 그에 대한 묘사들을 읽어보면 그가 마치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무슨 로망스 소설의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아니, 루퍼트 공의 일대기 자체가 매력적인 모험 소설이다. 개인적인 매력도 너무하다. 수많은 저술가들은 루퍼트의 매력에 빠져 그의 역사적 행보에 대한 호의적인 서술은 물론이고 그의 개인적인 매력에 대한 긴 묘사를 결코 빼트리지 않을 정도인데 이건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에 대해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흠모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루퍼트 공의 여러 단면들을 무슨 소설 주인공 ‘속성’ 정리하듯 낭만적으로 나열해 보자면


망명 중인 망국의 왕자님.
어린 나이에 전쟁터에서의 용병 생활.
출중한 무예 실력.
넘치는 젊음의 혈기와 만인이 인정하는 미모.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독설가(Insufferably Sharp-tongued)
만사에 시니컬.
상류 출신을 부정하고파 내세우는 거친 말버릇.
권위에 대한 무시와 불복종적인 태도.
그럼에도 충성을 바치는 대상에게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깊은 충심.
왕비에게 아첨하는 간신들과의 대립.
부하에게는 관대하고 애정을 보이는 지도자. 그리고 이에 대해 죽도록 충성하는 부하들.
화려한 치장과 음주 등으로 방탕해 보이는 듯하지만 깊은 생각의 소유자.
무장이지만 뒤로는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후원하는 지식인.
거칠고 맹렬한 기병대의 대장, 내전 후에는 파도를 가르는 사략선단의 제독.
언제나 불리한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는 용맹함.
수없이 여러번 겪은 죽음의 위기 - 바로 얼굴 앞에서 발사된 피스톨 등.
그런 위기 앞에서의 대범함 - 전투 중 말이 죽어 낙마하자 휘파람을 불며 휘적휘적 본진 귀대 후 새 말 타고 재출격
스스로 판화와 유화를 제작하며 판화의 한 기법을 만들어낸 예술가.
화려하고 로맨틱한 여성 편력
애견가


*이는 객관적인 관점의 서술이 아니니 주의하기 바람*

화려함 그 자체인 경력:
30년 전쟁 기병대장 (17세) ->영국 내전 군사령관 (23세) ->프랑스군 용병 (28세) ->서인도 제도의 사략선장 (30대)->독일 망명->왕정복고 후 정치가 (40대)->영-란 전쟁 해군 제독->하나뿐인 딸애만 바라보고 사는 은퇴생활 후 평온한 죽음 (50대~60대)


이렇다!

그의 존재감은 너무나 커서 영국 내전 중에는 그 사람 자체가 국왕군을 칭하는 카발리에Cavalier 그 자체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오 심벌인 수준이었다. 국왕군의 아이돌이자 의회군에게는 거대한 악의 상징 그 자체. 의회 프로파간다는 루퍼트가 그 개를 수족으로 부려 사악한 마술을 써서 정보를 빼내고 신실한 기독교인들을 홀리고 다니니까 조심하자는 내용의 책자와 포스터를 발부했을 정도니.


그야말로 세기의 모험가란 수식어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 아닌가.








덧글

  • 놀자판대장 2012/05/26 07:13 #

    후... 훈남!
  • 위장효과 2012/05/26 07:37 #

    몇몇 초상화 보니까 불운했던 선친, 팔츠 선제후 프리드리히 5세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네요. 아버지에 비해 가느다란 선은 어머니를 통해서 외삼촌 찰스 1세의 그것들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특히 두번째 초상은 부연설명없음 루퍼트공의 아버지 초상화라 해도 믿을 정도)
  • dunkbear 2012/05/26 08:01 #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군요... 헐...
  • 모에시아 총독 2012/05/26 08:18 #

    저도 보면 볼 수록 루퍼트라는 캐릭터에 빠져듭니다. 이렇게 입체적인 캐릭터도 드물지요. 넵
  • 슈타인호프 2012/05/26 08:18 #

    시대의 풍운아라는 말이 정녕 어울리는 듯.
  • 터미베어 2012/05/26 08:57 #

    여기서 우리는 판타지보다 더 판타지 같은 현실을 볼수 있습니다...
    헐...이 사람 일대기는 한번 찾아서 봐봐야할듯..
  • Allenait 2012/05/26 09:03 #

    역시 현실은 픽션보다 재미있군요
  • 해색주 2012/05/26 09:14 #

    은하영웅전술의 라인하르트가 떠오르는 초기 활약상입니다.
  • 리리안 2012/05/26 09:39 #

    영국 내전사 정말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군요+_+
  • 로자노프 2012/05/26 09:42 #

    확실히 파란만장한 생애를 산 인물이지요. 입체적이고... 그리고 확실한 것 하나. 견부호자. 아버지보다 백배 천배 나은 아들이었다는 것이지요.
  • 지나가던과객 2012/05/26 09:46 # 삭제

    소설이 아무리 뛰어나도 현실은 능가할 수 없군요.
  • 셔먼 2012/05/26 10:02 #

    모든 귀족 로망의 결집체로군요....
  • 뽀도르 2012/05/26 10:03 #

    아침에 지하철서 읽었는데 댓글은 지금 답니다. 매력적 캐릭터네요. 스스로 왕을 해도 됐을 듯....
  • 티이거 2012/05/26 11:11 # 삭제

    정말 역사를 뒤지다 보면 소설은 현실을 못따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계원필경 2012/05/26 11:17 #

    일단 외모부터 출중하니 감히 버틸 수가 없는 위치의 '캐릭터'군요...ㅠㅠ
  • intherain 2012/05/26 11:52 #

    그야말로 일대기를 내야할 포슨데요 이거(...)
  • 행인1 2012/05/26 11:58 #

    정말 시대가 낳은 풍운아로군요. 평온하게 말년을 보낸 점에서는 더더욱 특툴날지도...
  • 존다리안 2012/05/26 12:31 #

    영국이나 미국에서 이사람 관련한 미드나 영드 아님 영화 만든 적은 없나요?
  • 잠본이 2012/05/26 12:38 #

    전쟁터에서 객사라면 몰라도 평온한 말년까지 붙어있으니 이건 진짜 버릴곳이 읍따(...)
  • 명랑이 2012/05/26 13:24 #

    셜록인가요...?
  • 萬古獨龍 2012/05/26 14:34 #

    있을 수 없디고 생각되는 남자군요
  • kirhina 2012/05/26 14:34 #

    맙소사 이건 어디의 만화주인공이랍니까. 만화주인공도 이렇게 만들라면 못 만들겠다...
  • 앨런비 2012/05/26 14:50 #

    오오 프린츠 루퍼트 오오!
  • 냉동만두 2012/05/26 15:04 # 삭제

    주인공이네요...정말로
  • young026 2012/05/26 15:28 #

    제목 보고 생각난 건 이거.
    http://en.wikipedia.org/wiki/Prince_Rupert's_Drop
  • 유리멘탈 2012/05/26 16:42 #

    그야말로 마성의 남자네요 -_-;;
  • 대류 2012/05/26 21:57 # 삭제

    아름다울수 밖에 없는 운명

    얼짱 프리드리히5세+당대의 No1.미녀 엘리자베스
  • deokbusin 2012/05/26 23:05 #

    "부하에게는 관대하고 애정을 보이는 지도자. 그리고 이에 대해 죽도록 충성하는 부하들"에서 한니발의 부하관계에 대한 시오노의 표현이 생각났습니다.
  • 동쪽나무 2012/05/26 23:47 # 삭제

    리고니에 백작하고 좋은 비교대상이 되겠습니다
    출신배경은 많이 다르지만 전쟁터와 치마폭 사이를 오가며(!) 한시대를 풍미했다는 점에서
    아주 똑같습니다
  • Mr 스노우 2012/05/27 00:09 #

    역사를 뒤져도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는 참 찾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17세기 유럽인 중에서 단연코 가장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ㅎㅎ
  • Ha-1 2012/05/28 00:16 #

    '금발의 애송이'!
  • 무르쉬드 2012/05/30 17:54 #

    30년 전쟁사를 읽고 있는 입장에서.. 차라리 아버지 위치였다면, 독일 통일도 했을 듯한..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삼왕국 전쟁사 또는 단순히, 영국 내전사

7년전쟁 북미전역

말보로 공작의 일생

로열 네이비 이야기

이베리아 반도전쟁

라파예트 후작의 일생

영국육군 블랙왓치 부대史


통계 위젯 (화이트)

134145
973
4703278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420

I Support ROKN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아지캉 최고

9mm Parabellum Bullet

the pill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