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서 19세기로. 패션 변혁.

18세기 말 미국 독립 전쟁 하던 때 영국군 군복과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기 영국군 군복은 큰 차이가 있다.

같은 '스칼렛'의 레드 코트여도 형태 차이는 크다. 한번 비교해 보자.





일반병 뿐 아니라 장군복도 스타일이 변한건 마찬가지다.



좌측은 1784년의 윌리엄 포셋 장군의 초상화. 우측은 1814년의 토마스 그래이엄 장군의 초상화.


코트 하단이 양 옆으로 벌어지는 스타일 -> 하단까지 깔끔하게 잠귐

바지 밑단을 부츠 안에 넣음 -> 바지가 부츠 위를 덮음 = 바지 통이 넓어짐

흰 가발 -> 가발 안 씀 = 가발 착용을 위해 밀거나 스포츠형이던 머리 -> 구레나룻을 기름

삼각모 Tricorne - > 샤코 Shako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특징인 군모를 보자. 위 미국 독립 전쟁기 영국군이 착용하는 군모는 트라이콘, 즉 삼각모다. 이 형태의 모자는 단순히 군모에 국한된게 아니라 일반 남성 정장에 사용되는 모자이기도 했다. 이 삼각모는 19세기 근접하면서 일상복에서도 사라졌다. 19세기 들어서 사회 전 계층에서 쓰이는 일상복 모자는 우리가 흔히 '신사 모자'로 인식하는 길쭉한 탑햇Top Hat이 되었다. 군복에서는 샤코Shako를 사용하게 되는데 샤코는 본디 헝가리 후사르 기병대가 쓰던 군모였으나 서유럽으로 수입되면서 병종을 막론한 보편적 군모 형태로 채택되는데, 이는 민간에서의 탑 햇 유행과 궤를 같이 한다.

이러한 군복의 큰 변화는 사실 군복만의 변화가 아니라 좀 더 큰 변화의 일환이다. 군복의 변화는 일반 일상복의 변화를 그대로 따라갔다. 다시 말해 패션이 전체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18세기에서 19세기로 넘어가는 그 짧은 순간 정말 많은 것이 혁신적으로 변했다. 가장 큰 사건으로는 프랑스 대혁명이 있을 것이다. 이 프랑스 대혁명 직전과 직후, 그리고 이후 10년 동안 변한 것에는 사상이나 체제는 물론이오, 패션도 포함되어 있다. 18세기 내내 유행한 복식 기조와 19세기 내내의 복식 기조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게 되었다. 이 패션 변화는 사회상의 변화와 연관이 크다. 귀족 사회에서의 가발 착용과 복식 스타일은 그 귀족사회가 몰락하고 미합중국과 프랑스 공화국의 건국으로 인해 공화주의가 태동하고 팽창하게 되면서 자연히 변화하게 되었고, 중산층의 의복 스타일과 귀족의 의복 스타일이 상호 타협점을 찾게 되면서 18세기의 그것과는 다른 '19세기 스타일'이 만들어지게 된다.

좌우로 벌려지는 코트는 잘 잠궈졌고, 화려하던 색상 취향은 좀 더 어두운 색조가 선호되게 되었다.
과장되게 풍성하던 드레스는 좀 더 몸매에 붙는 스타일로 변했다.
자유 분방한' 풍조가 더 '점잖은' 풍조로 편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8세기 후반.]


[19세기 초반.]



프랑스 혁명기 패션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남녀를 막론하고 가발 착용이 사라졌다는 것.

패션으로써의 가발은 그 이후 법정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19세기 중반 빅토리아 시대에 접어든 이후의 패션.]




토마스 게인즈보로가 그린 초상화들을 보다가 토마스 로렌스가 그린 초상화들로 넘어오면 그 의복변화가 더욱 확실하게 보일 것이다. 이 포스트의 내용과 사용된 예시 그림들은 영국에 치우쳐져 있으나, 유럽 전반에서의 풍조와 그리 크게 다르지도 않다.

물론 여기서 더 들어가면 계층별 용도별 연령별 계절별 등등 패션의 세부사항은 끝도없이 많게 분류가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면 끝이 없으니 그냥 일반론.

덧글

  • 놀자판대장 2012/07/05 16:42 #

    그리고 몸매에 붙는 스타일과 더불어 다이어트의 중요성도 부각되기 시작하고...!
  • Ha-1 2012/07/06 09:07 #

    좋아요
  • Mr 스노우 2012/07/05 16:47 #

    역시 눈에 확 띄는 변화는 근대 초부터 내려오던 귀족의 유서깊은 짧은 바지 패션이 사라졌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런데 프랑스군은 생각보다 삼각모를 오래 썼더군요. 적어도 1805년 아우스테를리츠 전투까지는 샤코 대신 삼각모를 착용했던 것 같으니..
  • 월광토끼 2012/07/05 18:56 #

    그 짧은 바지라는게 짧아서 편한거면 모르겠는데 스타킹 때문에 더 불펴하게 입으니... 바지 패션의 변화는 착용자 입장에서는 훌륭한 변화일 겁니다 ㅎㅎ

    삼각모를 쓴 건 삼각모 자체를 고집해서라기 보단 구 프랑스 공화국군 제복이 예산이나 시간 등의 문제로 그때까지 교체가 안되어서인걸로 압니다.
  • 대공 2012/07/05 16:51 #

    문명에는 그게 반영안되어서 아깝더군요 ㅠㅠ
    토탈워에는 반영되었는지 궁금해지네요.
  • 알파캣 2012/07/05 16:57 #

    역시 이번에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 글이네요 ^^

    개인적으론 저때의 변화가 무척 큰 변화라 생각해요.

    뭐랄까.. 더 '현대적'으로 변한거 같아요..

    다만 위에 스노우님이 말하셨듯, 프랑스군대는 변화가 좀 느린건지

    예나전투때도 삼각모를 쓰고 있더군요.. 프러시아군대도 '크게는'

    낫진 않았던거 같지만.

    사실 만화자료를 준비하면서 그것때문에 좀 실망했었어요.

    개인적으로 프랑스군의 샤코를 무척 좋아하는데.

    괜히 예나로 배경을 잡아서 다 삼각모를 씌우게 되다니...

    혹시 일부라도 샤코를 쓰진 않았을까요?..

  • 월광토끼 2012/07/05 18:52 #

    군대 수를 늘리는게 급선무였고 장비나 제복까지 전부 교체할 시간이나 예산이 부족해서 공화국 근위대Republican Guard 사양, 즉 구 프랑스 공화국 시절의 제복을 그대로 지급한 겁니다. 구 프랑스 공화국군 제복은 삼각모를 사용하지요. 일부러 샤코보다 삼각모를 고집해서 그런게 아니라..
  • 알파캣 2012/07/05 18:58 #

    그렇군요 ^.^ 답변감사해요

    이런 월광토끼님의 좋은 글들 볼때마다 추천을 드리고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

    아직도 이글루스에대해 잘 모르겠어요 (웃음)
  • 천하귀남 2012/07/05 17:03 #

    복식사에서 프랑스 혁명전후로 부루주아층의 깔끔한 스타일이 주류가 됬다는 이야기는 있더군요.
    여기에 프랑스의 경우 혁명전후 국민군 모집하면서 그거에 보급문제 때문에 간소화된게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준게 아닌가 합니다.
  • 콜드 2012/07/05 17:44 #

    가발의 변화가 가장 크군요..
  • 와히드고래 2012/07/05 17:57 #

    잘 봤습니다^^
  • 셔먼 2012/07/05 18:37 #

    19세기에 들어서 비로소 정복과 군복 간의 디자인 차이가 잘 드러나기 시작하죠.
  • 월광토끼 2012/07/05 18:54 #

    정복과 야전군복의 구분은 19세기 후반에나 가야 생겨납니다. 이 시대에는 아직 야전군복=정복입니다요
  • 지나가던과객 2012/07/05 18:38 # 삭제

    그리고 100년 후 무릎 위에 까지 올라오는 미니 스커트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초미니스커트까지 나왔습니다.
    빅토리아시대 신사분들이 보면 지팡이들고 쫓아가서 훈계를 할지도 모르죠. ㅋㅋ
  • 계원필경 2012/07/05 19:19 #

    겨우 20여년 정도 되는 시간 차이에 많은 변화가 발생한 건 ㅎㄷㄷ 하군요. 특히 가발으로부터의 해방은 엄청난 발전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하군요.
  • 시쉐도우 2012/07/05 20:23 #

    월링턴 공은 굉장한 멋쟁이셨던 듯 하네요.
  • 유리멘탈 2012/07/05 20:39 #

    이렇게 비교해보니 차이가 확 드러나네요. 복장 차이를 유심하게 보지 않았던지라..
  • dunkbear 2012/07/05 21:29 #

    앞으로 100-200년 뒤에 현재의 군복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궁금하네요. 최소
    한 18-19세기와 같은 '패션' 개념과는 다른 차원에서 연구될 것 같습니다. (^^)
  • 모에시아 총독 2012/07/05 21:43 #

    예전에 레드코트를 그리다가 저 흐름에 좌절했지요. 문제는 전자가 더 멋진데 그만큼 그리기가 더 힘들었다는 거랄까요. 언젠가는 후자의 Foot들도 그려보고 싶습니다.
  • Allenait 2012/07/05 23:35 #

    얼핏 잘못 보면 몇 세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 나디르Khan★ 2012/07/06 00:54 #

    앗 이런 글 너무 좋아요! 프랑스편도 나오면 좋겠네요 ㅎㅎㅎ
  • 행인1 2012/07/06 08:47 #

    그냥 삼각모에서 샤코로 바뀌었네..라고 생각했다가 자세히보니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그것이 또 사회와 연관이 있는 변화였군요.
  • 잠본이 2012/07/06 23:09 #

    이런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요즘의 군복이...

    ...잉? 달라도 너무 다른데? 라고 생각했더니 요즘은 정복과 야전복이 나눠져서 그렇군요
  • 드로이드 2012/07/08 06:16 #

    년 단위로 변하던 당대 유행을 추적할 방법이 없을까요. 가장 좋은 건 그 시절 각 해마다 패션 카탈로그를 찾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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